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송전탑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를 호소하는 공개 글을 띄웠다.

밀양 765㎸ 송전선로 경과지 상동면 여수마을 김영자(여·58) 씨는 지난달 30일 청와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김 씨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한 대통령 발언을 언급하며 "그런데 왜 이렇게 더 힘이 드는지요? 경찰에 의해 꼬집히고 떠밀려 많은 사람이 몸을 다쳐야 했고, 지금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4곳 움막 농성장에 행정대집행 계고장이 날아든 상태고, 합의를 둘러싼 한국전력의 분열공작으로 마을 공동체가 파탄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1월 첫 주민 전체 회의 때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을 적으라는 종이에 '일상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적었다. 저희는 정말로 농사짓고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싶을 뿐이다"며 "세월호 침몰 사고처럼 저희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정부의 잘못으로 이렇게 삶의 터전을 잃어야 하고 생명에 위협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양 주민들은 올해로 10년째 송전탑에 맞서 싸워오고 있다. 그 과정에 경과지 마을 주민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태까지 벌어졌다. 밀양시는 2일까지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철탑예정지에 지어놓은 농성 움막을 뜯어내겠다고 통지를 했다.

김 씨는 "국가가 70~80대 노인들인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경찰을 동원한 강제 철거가 아니라 정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 더 큰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과 대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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