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적출 없이 근종 치료…시술 후 임신·출산 가능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 40∼50%가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다. 최근 4년간 21%나 증가한 수치다.

과거에는 자궁근종이 발견되면 절제술이나 자궁 전체를 들어내는 자궁 적출술로 치료했다. 자궁근종을 진단받은 가임기 여성들은 자궁을 제거해야 할지 모른다는 상실감뿐만 아니라 아이를 가질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감내해야 했다.

최근에는 수술적인 방법으로 자궁을 적출하지 않아도 자궁근종을 괴사시킬 수 있는 자궁근종 색전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자궁근종 색전술은 최첨단 영상장비를 바탕으로 수술 없이 치료하는 '인터벤션' 방법 중 하나이다.

자궁을 보존할 수 있어 수술 후에도 임신 및 출산을 할 수 있다. 기존에 자궁근종을 치료하던 개복 수술과는 달리 개복을 하지 않고 대퇴부를 미세하게 절개해 진행하기 때문에 전신마취 없이 국소마취로 시술이 가능하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자궁 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장막하, 점막하, 근층내 근종으로 나뉜다. 위치, 크기, 숫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평소 하복부가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생리 시 과다출혈이나 극심한 생리통을 겪을 수 있다.

종양이 자궁 주변을 압박하여 골반통이나 요통, 사지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종양의 크기가 커지게 되면 방광이나 직장을 눌러 빈뇨감, 잔뇨감, 변비 등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는 불임이나 습관성 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성교 시에도 불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자궁의 평활근을 구성하는 세포 중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35세 이상의 여성 40∼50%가 자궁근종을 앓고 있을 정도로 여성에게는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 됐다.

시술은 대퇴부에 작은 바늘구멍을 뚫어 그 사이로 2∼3㎜ 크기의 튜브를 삽입해 진행된다.

디지털 혈관조영장비를 통해 정밀하게 혈관을 판독하고 문제가 되는 혈관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근종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시술로 혈액 공급이 차단된 자궁근종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점차 허혈이 생겨 자연적으로 괴사하게 된다.

시술 후 환자의 80∼95% 정도가 수개월 이내에 자궁근종이 없어지거나 완화되어 출혈, 통증 등의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개복을 해 수술하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출혈이 거의 없다.

   

시술 뒤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절개 후 남게 될 상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입원 기간이 2∼3일 정도로 짧고, 회복 기간도 1주일 이내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김창운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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