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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꽃이 아니다…종교다, 정치다, 문화다

[문화 속 생태] (78) 연재를 마치며

정대수(우산초등학교 교사) webmaster@idomin.com 2014년 05월 27일 화요일

2009년 3월부터 '문화 속 생태'라는 이름으로 우리 삶 가까이에 있는 동물과 식물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오늘 마지막 이야기를 나눕니다. 동물, 나무와 풀꽃, 새, 화투에 나오는 동·식물까지 참 많이 했습니다. 반응이 없는 때도 있었고 인터넷과 SNS에서 무서울 정도로 반응이 뜨거운 때도 있었습니다. 강의 요청과 방송 섭외도 있었습니다. 격려도 있었고 항의도 있었습니다.

○…꽃은 꽃이 아니다

꽃은 정치고 종교며 살아 있는 전쟁입니다. 이승기가 나오는 드라마 <더킹투하츠>에는 이(李)씨들도 잘 모르는 오얏꽃이 숨어 있었습니다. 조선과 대한제국의 꽃인 오얏꽃이 지금은 오얏 이씨도 무엇인지 잘 모르는 죽은 꽃이 되었습니다. 꽃이 정치고 문화이며 종교이며 권력임을 오얏꽃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나팔꽃을 좋아하는 이유를 찾으면서 나팔꽃에 내려앉은 아침이슬을 사랑하는 그들의 자연관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일본 벚꽃과 국화 이야기를 할 때는 불편한 진실을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일본 백성의 영혼이 벚꽃이고 가미카제로 대표되는 일왕을 위해 목숨 바치는 마음이 바로 벚꽃입니다. 해방 이후 일본의 음모로 대한민국 곳곳에 벚꽃이 심기고 벚꽃 축제가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가 되어버렸는데 대한민국 권력과 재벌은 벚꽃과 그 선이 닿아 있습니다.

국화는 일왕의 꽃이고 일본 해군 욱일승천기도 국화 꽃잎입니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가 친일시이고 "천황 폐하 만만세"를 외친 서정시(?)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일본 국화 산업이 병원 장례식장 산업과 종교 간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로 대한민국 장례식장을 점령한 것도 대단합니다.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는 종이연꽃 꽃상여를 타고 불교식 극락왕생을 하셨습니다. 일본의 장례 문화에서 흰 국화를 빌려왔습니다. 소복 문화와 매란국죽 동양 문화, 불교식 연꽃 장례를 거부하는 다른 종교의 불편함, 장례식장 산업과 국화 화훼 산업의 이해와 요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서양 기독교 문명이 만든 최고의 종자 개량 꽃이 장미이듯 일본의 살아 있는 신 왕을 상징하는 국화는 일본이 만든 최고의 종자 개량 꽃입니다.

나라꽃 무궁화가 법으로 나라꽃이 되지 못하는 이유와 찬송가에서 시작된 애국가 이야기를 풀었을 때는 참 반응이 무서웠습니다.

서양 기독교 문화가 우리나라에서 주류로 되면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꽃은 장미가 되었습니다. 장미는 메시아의 약속, 그리스도의 탄생을 상징합니다. 하얀 장미는 성모 마리아의 순결을, 붉은 장미는 예수의 순교를 상징합니다. 어버이날 가슴에 다는 카네이션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본 마리아의 눈물이 땅에 떨어져 핀 꽃입니다. '사랑의 열매'는 예수 그리스도 머리에 박힌 가시를 쪼아 빼던 작은 새 로빈이 좋아하던 호랑가시나무 열매입니다. 그냥 예쁘고 아름다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꽃을 좋아하도록 길들여진 것입니다.

○…나무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 1위는 소나무고 2위는 은행나무입니다. 학교에 은행나무가 많은 이유는 공자가 제자를 가르치던 곳을 행단이라 하는데 본래 살구나무에서 은행나무로 바뀝니다. 옛날에 은행나무를 서원과 향교에 심었고 지금도 학교에 은행나무가 많은 역사적 이유입니다.

지금 학교에 제일 많은 향나무는 본래 공자를 제사지내던 곳에 심던 나무인데 일제 강점 이후 일본 나무 가이즈카 향나무가 학교를 망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경남교육청도 가이즈카 향나무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점집 대문에 왜 대나무를 걸어두는지, 아버지 장례에는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어머니 장례에는 오동나무 지팡이를 짚는 이유도 살펴보았습니다. 남해·거제·통영 사람에게는 소나무보다 귀하고 소중한 나무 동백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삶 속에서 동백 이야기를 보충해 쓰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보신탕집 등 식당 이름에 ○○나무집이 많은 이유도 찾았습니다. 집에 안 심는 나무와 그 이유도 찾아보았습니다. 우리 삶은 나무와 함께했습니다.

○…동물

옛 한국화에서 고양이는 칠순 고희를 축하하고 장수하시라는 뜻입니다. 할머니 장롱에 많은 박쥐는 복을 주는 장수와 신선의 동물입니다. 이미 사라진 표범과 범(호랑이) 이야기를 할 때는 경남이 표범의 마지막 멸종지역이라 참 아쉬웠습니다.

장수·합격·출세를 기원하는 동·식물 이야기에서는 삶 속 문화재 대부분이 그런 것의 상징임을 알아보았습니다. 게와 오리에서는 숨겨진 갑(甲) 문화를 들여다보았습니다. 토종 늑대를 우리말로 이리라 하고 북쪽에선 승냥이라 불렀는데 일제 강점 이후 '이리'가 사라지고 일본식 한자말 '늑대(느꾸대)'가 표준어가 된 슬픈 사연도 풀었습니다.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사랑하고 두꺼비가 그려진 술을 먹으며 모래성을 쌓아 두꺼비에게 새집을 달라는 두꺼비 사랑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토끼·말·용 같은 띠 동물도 해마다 새해가 되면 풀었는데 12년을 했으면 완성(?)되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새 이야기

제비가 사랑받는 이유와 제비족의 어원을 풀면서 제비는 진짜 바람을 피울까도 알아보았습니다. 서양 독수리 문화가 우리나라에서 경찰관과 소방관의 마크가 되고 독수리 문화가 그대로 수입되는 과정도 살폈습니다.

우리말로 고니가 맞는데도 일본말 백조가 더 많이 쓰이는 슬픈 이유도 찾았습니다. 까만 백조(흑조)도 찾아보았습니다. 이문세와 혜은이 노래의 파랑새와 녹두장군 전봉준의 파랑새는 같은지 다른지 알아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술래잡기 할 때랑 조용필이 왜 '못 찾겠다 꾀꼬리'를 부르는지 찾아보았습니다. 까치 설날이 섣달 그믐이고 연하장에 까치를 그리는 이유, 앞니 빠진 개우지와 지붕 위 까치에게 빠진 이를 던져주는 이유도 찾았습니다.

○…화투와 동식물

열두 달 마흔여덟 장 동양화 이야기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간 동양문화가 다시 화투짝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오는 지난 2000년 문화와 역사의 흐름을 살펴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도 있지만 한·중·일 삼국의 공통된 문화코드도 있었습니다.

5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관심과 사랑으로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께 참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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