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문화재단 중 경남만 예술인 양성정책이 없다고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이러고서 우리 지역에 예술문화를 꽃피우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아직도 가난해야, 절절해야 예술이 된다는 낡은 사고방식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가난이 천재를 막을 수는 없다. 예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생명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예술인에게 마음껏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면 그 천재성은 훨씬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예술이 만개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토양과 예술을 키우려는 정책적 의지가 있어야 한다. 유럽의 자랑으로 남은 유수한 예술품들은 그런 문화적 토양과 재정적 뒷받침 속에서 이루어졌고 유형무형으로 남은 문화 예술을 자랑하며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지역도 많다. 남이 잘된 것이 부러우면 따라 하면 된다. 그런데 경남은 문화융성이라는 정부 정책도 무시하려는지 문화예술 예산은 반 토막 났고 젊은 예술인을 키우려는 노력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문화예술 창성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원체 떡이 작다 보니 끼리끼리 밥그릇 싸움을 하느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말도 무성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나마 지역에서 예술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은 서울 중심의 예술경향 때문에 지역에 있다는 것만으로 상처를 받는다. 지역의 예술계에 진입하기도 어렵다. 기성 예술인들로부터 의도적 폄하를 당하거나 무시당하기 예사다. 정치권이나 지역 실세들과 연결되어 그 밑에서 예술을 팔아먹고 사는 소위 기득권이 있는 문화 정치인들의 한심스러운 작태는 이미 고질화되어 있다. 남보다 못하는 데는 다 까닭이 있기 마련이다. 젊은 예술인들을 키워내지 못하는 가장 큰 책임은 일차적으로 지역의 기성 예술인들에게 있다. 그들의 자성이 없는 한 아무리 많은 예산을 들이부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다. 문화 예술을 꽃피우기 위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스스로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각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되면 정책 당국도 문화예술 예산부터 삭감하는 짓을 하지 못할 것이다.

예술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 지역색은 나올 수 없다. 적어도 이웃이 하는 만큼이라도 젊은 예술인들을 키우는 노력이 없으면 경남의 미래도 없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