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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씨월드, 해양관광의 볼거리 맞나?

[할 말 있습니다]바닷속 최강 포식자 돌고래와 함께 수영을?

지찬혁(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webmaster@idomin.com 2014년 04월 01일 화요일

최근 거제씨월드가 지세포 바닷가에 돌고래체험장을 열었다. 전임 시장이 돌고래쇼장으로 추진하던 사업을 후임 시장이 돌고래체험장으로 바꿔 재추진한 결과다. 국내에는 이미 수족관·박물관·돌고래쇼장 등 여러 곳에서 돌고래를 산 채로 전시하거나 쇼를 체험하게 하고 있어 돌고래를 직접 만지고 함께 수영할 수 있는 풀장을 여러 개 설치해 운영하겠다는 사업 구상이다.

거제시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해양관광 볼거리를 위해 추진한 사업이라며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제돌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낸 이후 동물복지와 생태체험의 새로운 실험이 시작된 한국 사회에서 여론은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것에 70% 이상이 반대하는 현실이다. 환경단체만 돌고래체험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다수의 체험장 인명사고 사례

거제씨월드나 해당 지역 주민들은 OECD국가 상당수가 돌고래 수족관이나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고 동물원에는 이미 수많은 동물들이 있어 유독 돌고래만 동물학대라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자신들이 운영할 체험장은 살아 있는 돌고래와 사람이 친하게 지낼 수 있어 인간 친화적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옳은 것일까?

우선 거제씨월드가 말하는 돌고래체험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답은 명확하다. 쇼와 달리 체험은 아이들이 돌고래를 만지고 함께 수영하는 것이다. 사람도 여러 사람과 만나 친절한 미소와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감정 노동으로 외상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참고한다면 체험장의 돌고래들이 심각한 스트레스에 말 못 할 고통을 받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제씨월드 돌고래체험장. /동물자유연대  

문제는 이렇게 스트레스가 쌓이는 환경에서 진행되는 돌고래체험이 체험객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느냐 여부이다. 자연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돌고래는 상어도 무서워하는 존재로 하루 수십㎞를 헤엄치는 운동능력을 갖춘 동물이다. 수족관은 이 같은 자연 환경과 극단적으로 달라 돌고래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거나 평균 5년 전후만 살다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계 도처의 체험장에서 보듯이 인명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시월드는 고래 공연과 체험으로도 유명하지만, 2010년 범고래가 공연을 함께하고 자신을 쓰다듬던 조련사를 물어 죽인 곳으로도 유명하다. 2012년엔 순치장에서 훈련하던 돌고래가 어린아이의 팔을 물어 크게 다치게 한 적도 있다. 고래류는 가족관계에 애착이 강한 포유류로 조련사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경우에도 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시월드를 비롯한 전세계 수족관에서 증명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울산고래박물관의 돌고래가 일본에서 들여온 지 얼마되지 않아 수컷이 암컷을 물어 죽인 사례가 있다. 최근에는 암컷이 새끼를 낳았으나 죽은 바 있다.

좁은 수족관에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고래연구소를 비롯한 어느 기관도 이를 연구한 바 없다. 조련사들의 근무환경과 공연용 돌고래의 사육환경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문젯거리이다.

그런데 거제씨월드는 조련사만이 아니라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돌고래를 만지고 쓰다듬고 함께 수영하도록 개방되어 있다. 국내법에는 이러한 체험장이 체험객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기준이나 관리기준에 대하여 구체적인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건축법에 따른 건축물의 물리적 기준만 있고, 이마저도 사업자가 원하는 형태에 따른 건축물의 안전이 우선일 뿐이다. 거제씨월드는 임시 가두리에 돌고래를 보관하다 준공도 마치지 않은 수조에 돌고래를 넣어 동물단체로부터 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관리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처벌되지도 않는 현실이다. 앞으로 체험장에서 사고가 나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참고로 동물원과 달리 고래체험장은 관람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그 어떤 시설도 없다. 반면 세계에서 고래가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경우는 많고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은 크다.

◇ 바닷물 관리의 어려움

자연 상태에서 30~40년을 사는 고래가 수족관에서는 5분의 1도 되지 않는 기간만 사는 것도 문제이다. 다른 동물원의 동물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먹이조건만 맞으면 자연에서 10년 정도 사는 두루미는 동물원에서 20년을 살 수도 있다. 물에서 평생을 사는 돌고래는 수조 환경이 얼마나 바닷와 비슷하냐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이다.

거제씨월드는 바닷물을 수족관에 바로 사용하는데, 거제 바다가 녹조와 적조가 반복되는 것을 감안할 때 인간도 그 물 속에서 안전할지 의문이 생긴다. 녹조를 제거하는 데 염소·오존 등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세제류는 자연분해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을 방출하여 또한 문제다. 수조의 물을 어떻게 깨끗하게 관리할지 공개된 바 없어 거제시나 환경부·해양수산부가 바닷물을 놓고 어떤 책임을 질지 의문이다. 현재 정부는 고래체험장 법적 근거는 마련했지만 체험장 안전성 관리기준을 위해서는 단 한차례 토론도 거친 바 없다.

돌고래는 바닷속에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포유류다. 제돌이 방사를 즈음하여 우리나라서도 돌고래의 자연적 특성을 고려하여 체험의 새 지평이 열렸다. 물고기를 따라 이동하거나 번식을 위해 따뜻한 제주 바다를 찾는 돌고래를 볼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거제씨월드는 지금 돌고래를 직접 만지고 쓰다듬는 새로운 생태실험장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그 출발선에서 본 거제씨월드의 시설은 생태실험을 할만한 충분한 공간이나 다양한 환경조건을 마련한 것 같진 않다. 관람객 안전을 보장하는 시설·장비·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거제시나 거제씨월드·지역주민의 의도와 달리 이미 지세포만의 돌고래체험장은 새로운 생체실험의 성공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명소가 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사업 신청과 인·허가, 운영 등에 관련된 이들의 책임 소재가 가려져야 할 것이다.

/지찬혁(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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