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하성규 경남도 건강가정지원센터장

가정이 건강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행히도 고민할 필요 없이 전화를 걸어 SOS를 요청할 곳이 있다. 고민 상담부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이용할 수 있는 곳, 바로 건강가정지원센터이다.

경남 도내에는 광역센터를 포함해 총 12개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있다. 그 중 경남 광역센터인 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를 찾아 하성규(46) 센터장을 만났다. 1시간이 조금 넘게 건강가정지원센터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난 후 든 생각은 딱 이거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이용했으면 좋겠다.'

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는 서울 중앙센터와 경남 10개 시·군 곳곳에 흩어져 있는 센터의 중간 역할을 한다고 했다. 하 센터장은 센터 사업을 간단히 두 가지로 압축해 강조했다.

"우리 센터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중앙과 개별센터 중간점인 광역센터로서의 업무, 다른 하나는 가족역량강화사업이라고 해서 한부모가족, 위기가족 등 취약한 가정에 필요한 여러 부분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내세우는 가족역량강화지원사업 지원대상은 최저생계비 180% 이하 한부모가족, 65세 이상의 조부모와 18세 미만 손자녀가 함께 사는 조손가족, 갈등이나 사고로 정신적 위기를 맞은 가족 등이다. 센터에서는 이들이 다시 당당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상태진단부터 사후관리까지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해 지원한다.

사람들의 이용은 활발한 편일까.

"처음에는 건강가정지원센터 하면 정확히 뭐 하는 곳인지 모르고 보건소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확실히 관심 보이고 참여하는 분들이 늘었어요. 저희 가족상담실 같은 경우는 지금 대기자가 3~4개월 밀려있는 상태죠."

여기까지 보면 건강가정센터가 '문제가 있으면 찾는 곳'이라는 생각도 들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센터마다 프로그램 차이는 있겠지만 건강가정지원센터에는 가족 단위로 건강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위기가정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하성규 센터장. /서정인 기자

"일반적으로 센터에서는 지원활동 이외에도 교육, 문화활동, 돌봄지원, 캠페인 같은 여러 활동을 합니다. 예를 들면 생애주기별교육이라고 신혼부부,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 등 이렇게 살아가면서 겪는 시기에 필요한 교육을 하고, 여가프로그램도 단순히 같이 노는 게 아니라 가족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캠프도 하고 스포츠도 하고….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 봉사하면서 더 친해지고 사회에 도움도 주고요. 가까운 센터의 일정을 전화나 홈페이지로 확인하고 이용하시면 좋을 겁니다."

하 센터장도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센터장이기 전에 가정의 구성원이고 아버지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족 구성원으로서 어떤지 물었다.

"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가족들 생각이 중요한 건데 하하. 제가 애가 셋이거든요. 아주 어렸을 적 3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둘이서 살았었어요. 그리고 어머니가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요. 이제 제 역할은 아무래도 아버지로서가 제일 크죠.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는데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처음에 센터장을 맡고 어디 가서 '건강가정지원센터장입니다'라고 하면 '당신의 가정은 건강해요?'라고 묻는 사람도 있었어요. 은근 의식이 되어서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결손가정'이라는 말을 썼다. 모자라거나 부족하다는 뜻이 담겨 있는 말이다. 하 센터장은 이 단어 자체를 부정하며 편견을 없애는 게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마나 아빠가 없는 것은 가정의 형태일 뿐이지 결핍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자립·자생'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가정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 물론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 건 자립·자생입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 센터가 할 가장 큰일은 그겁니다. 스스로 문제를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거죠."

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는 도민들과 친해지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지면을 통해 가족인터뷰를 싣고 있고 블로그 '가가호호'를 통해 센터 소식과 관련 정보를 전하고 있다.

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싶지만 당장 전화하거나 찾아가기 망설여진다면 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 블로그 '가가호호'(http://blog.daum.net/gsndfamily)를 방문해 먼저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경계를 허물고 다가가면 엄청나게 활용도(?)가 높은 곳일 거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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