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수공·정부, 응집제 놓고 견해 달라…환경단체 4대강 사업 본격 검증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낙동강에 심각한 녹조가 발생함에 따라 먹는 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정수장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고도정수처리로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낙동강 주변의 경남도민들은 강물을 먹고산다. 이 때문에 해마다 녹조와 먹는 물 안전 문제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낙동강물을 취수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 각 가정에 수돗물이 보내질까?

◇활성탄으로 고도정수처리 = 경남지역 낙동강 본류에서 취수해 수돗물로 공급하는 정수장은 12곳이다. 이 중 강변여과시설 4곳을 빼고 8곳이 오존 처리와 활성탄 여과 등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반송정수장은 활성탄 처리시설은 있지만 오존 처리시설은 설치 중이다.

낙동강변 본포취수장에서 물을 끌어와 창원공단과 신촌·웅남동 등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반송정수장 현장을 둘러봤다.

수자원공사 경남부산본부 라병필 수도운영팀장과 문필중 수질환경센터장(오른쪽)이 반송정수장 입상활성탄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표세호 기자

낙동강물은 정수장 △혼화지(물속에 있는 작은 알갱이를 빨리 가라앉히기 위해 약품을 섞는 곳) △응집지(약품과 반응한 물속의 작은 알갱이가 크게 되도록 천천히 저어주는 곳) △침전지(커진 알갱이를 바닥에 가라앉히는 곳) △활성탄여과지(미세한 찌꺼기를 입상활성탄·모래층을 통과시켜 걸러내는 곳)를 거쳐 염소 소독을 한 후 집으로 보내진다. 응집과정에서 응집제 분말활성탄과 PAC(폴리염화알루미늄)가 사용된다.

수공은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기로 원수와 정수한 물에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 등이 있는지 검사를 한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이다. 도내에 수공만 이 분석기를 보유하고 있어, 경남지역 정수장 물 검사는 이곳을 모두 거친다.

수공 경남부산지역본부 문필중 수질환경센터장은 "낙동강 원수에서도 독성물질이 나오지 않았다. 녹조가 발생하더라도 고도정수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먹는 물은 안전하다"며 "설치 중인 오존 처리시설을 9월에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약품 추가 사용 괜찮나 = 녹조와 먹는 물 안전 문제 논란은 정수 과정에서 사용하는 응집제 등 약품 추가 사용 문제다.

환경단체는 녹조 발생에 따른 식수 안전성이 우려스럽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녹조가 심해지면 화학약품을 과다 사용해 식수가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수자원공사 경남부산본부가 운영하는 창원 반송정수장의 침전지. /표세호 기자

그러나 정부는 식수 안전성과 관계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수공 문필중 센터장은 "고도정수처리는 1년 내내 하는 것이고 녹조가 생긴다고 다른 약품을 추가하지 않는다. PAC는 물속에 알갱이들을 엉겨붙게 해 가라앉도록 한다. 침전물은 따로 처리한다"며 "250개 항목 수질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도 "먹는 물 안전문제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녹조가 심해지면 PAC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도내 한 정수장 수질검사실 관계자는 "지난해 녹조가 심했을 때 PAC를 평소보다 50% 정도 더 사용했다"면서도 "응집제를 더 썼다고 먹는 물 안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올해 시범으로 녹조가 발생한 강에 PAC를 조류제거제로 사용하기로 한 것도 논란이다.

환경단체는 PAC가 피부 점막을 손상시키는 물질이고,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문제 제기를 해왔다. 그러나 환경부는 "수질과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검증된 약품"이라고 맞서고 있다.

창녕함안보에 조류경보가 발령함에 따라 PAC가 사용될 수도 있다. 낙동강환경청 관계자는 "작년보다 심해지면 고도정수처리 비용이 늘어날 수 있으니 취수장 주변에 뿌릴 계획인데 아직은 그렇게 조류농도가 짙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창녕함안보 수질은 지난달 30일 조류경보(클로로필-a 농도 25㎎/㎥, 남조류 개체수는 ㎖당 5000개 2회 연속 초과) 발령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환경부가 지난 1일 수질 조사한 결과 창녕함안보에는 클로로필-a 61.3㎎/㎥, 남조류 1만 2712개로 측정됐다.

   

◇환경단체 4대 강 사업 검증 시작 = 낙동강 전역에 녹조가 발생하면서 환경단체가 4대 강 사업 검증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특히 최근 감사원이 "4대 강 사업은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진행됐다"고 밝혀 환경단체에 힘이 실리고 있다.

4대강 조사위원회와 4대강범국민대책위, 대한하천학회, 경북·대구·경남·부산지역 낙동강 진상규명 대책위들은 6일부터 사흘 동안 낙동강 구간 현장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녹조 발생에 따른 수질뿐만 아니라 보 상하류 세굴, 재퇴적, 지류 역행침식, 수변 상태계 등 4대 강사업 전반에 걸쳐 진행된다.

이들은 "4대 강 사업으로 보가 건설되고 연일 녹조대란이 일어나 당장 식수가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앞으로 4대강 사업의 올바른 평가와 복원 여론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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