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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지는 한국, 영영 떠나가는 새들

[환경이야기] (112) 기후변화와 새

이찬우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사업지원팀장) webmaster@idomin.com 2013년 06월 25일 화요일

기후 변화는 인간의 삶뿐 아니라 생물들의 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의 하나인 지구온난화는 식생의 구조뿐 아니라 서식 생물 전반에 걸쳐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종은 삶을 지속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종은 멸종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모든 생물들은 속도 차이는 있으나 적합한 환경을 찾아 이동하게 된다. 새들이 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생활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지역으로 이동하듯이 발과 날개가 없는 식물들도 이동을 한다. 식물들은 대개 바람을 이용하여 씨앗을 멀리 퍼뜨리거나, 동물들이 자신들의 씨앗을 먹고 멀리 이동하는 방식 그리고 동물의 몸에 씨앗을 붙여서 이동하는 방식 등을 택하게 된다.

기후 변화를 이야기하면 지구온난화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우리가 몸으로 느끼는 온난화는 올겨울에 겪었던 혹독한 추위, 지금 언론을 통해서 보는 이상 고온에 따른 생활의 불편함 등이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면 생물들의 변화상을 볼 수 있다. 여름이면 해수욕장에 해파리가 나타나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뿐 아니라 어민들에게도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준다. 또 남해안을 중심으로 바다의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석회와 석회질 조류 때문에 해조류들이 없어지는 것, 백화현상이라고도 불림)이 나타나 어패류 감소에 따른 어민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한라산과 지리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는 여름철의 이상 고온으로 군락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기후변화는 우리나라에서 기록되지 않던 희귀한 동물들을 불러 오기도 한다. 아열대에 서식하는 물꿩(Hydrophasianus chirurgus)은 199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관찰되었고, 2005년 번식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우포늪에서 매년 번식하고 있으며 가끔 주남저수지에서도 번식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물꿩 서식지가 중국 상하이 이남과 동남아시아인 점을 감안하면 여름 기온의 상승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깃털의 색상이 화려하며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팔색조(Pitta nympha)는 필리핀, 중국 남동부 지역, 대만, 일본 남부 지역에서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거제도 지역 등 남부지역 섬에 주로 서식하는데 2011년에는 창원 정병산에서 확인된 바 있다.

   
  쇠물닭이 새끼를 데리고 다니며 세상살이를 가르치고 있다. /이찬우  

반면 온난화로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번식을 못하는 새들도 늘어난다. 경남 지역의 습지에서 번식하는 쇠물닭, 물닭과 같은 종은 정확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현장 전문가들은 예전에 비해 번식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아열대성 조류의 출현과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던 종의 번식 개체수 감소는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된 우리나라는 온난화가 매우 심각하다. 도시화는 에너지 사용을 부추기고, 녹지 공간이 줄어들어 복사열을 방지할 대책이 없어 열섬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장마철이 다가왔다. 벌써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조류들은 둥지를 떠난 새끼들을 돌보고 있을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습지를 찾아가 보기를 권하고 싶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쇠물닭이 새끼를 데리고 다니면서 세상살이를 가르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끝>

/이찬우(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사업지원팀장)

'환경 이야기'는 경남도 람사르 환경재단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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