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환경위·지리산생명연대, 지리산 용유담 현장서 기자회견

대한불교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21일 오후 지리산생명연대 관계자 20여 명과 함께 지리산 용유담 현장을 찾아 '지리산댐' 계획 전면 철회와 '명승 지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조계종 환경위는 "2011년 12월에 있었던 문화재청의 용유담 명승지정 예고는 지리산이 가진 역사적, 문화적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중요한 계기였다"며 "용유담 명승지정 예고 이후 1년 6개월이 지났고, 문화재 지정심의 보류 이후 1년이 흘렀지만 명승 지정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제외되었던 지리산댐은 계속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환경위원장 장명 스님은 "애초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는 지리산에 식수 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식수 댐이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되자마자 말을 바꿔 '홍수조절용' 댐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국토부와 수자원공사의 이러한 태도는 잘못된 관행으로 지리산댐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의심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함께 참석한 이병인 교수과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전 세계가 댐을 포기하는 시점에 후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계획을 21세기에 추진, 민족의 영산을 수장시켜 명승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 댐을 만들고자 말 바꾸기가 진행될 때마다 해당지역 주민들은 갈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더욱이 지리산댐을 홍수조절용 댐으로 건설하더라도 가둬놓은 물을 마음대로 방류할 수 없어 오히려 지리산댐 유역 주민들과 남강 유역 주민들을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게 된다"고 주장했다.

지리산댐 조감도

이들은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는 현 지리산댐 추진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개발위주의 댐 장기계획과 수자원 장기계획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고 용유담 명승 지정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종 환경위는 함양군에 대해 "지리산댐 추진을 중단하고 용유담 명승 지정에 협조해야 하며,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지역발전 방안을 제시할 것"을, 문화재청에 대해서는 "용유담 명승 지정을 즉각 추진하고, 자연문화유산의 사전적 관리와 보존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각각 촉구했다.

지리산 용유담(龍遊潭)은 함양군 마천면과 휴천면 사이에 있는데, '용이 놀던 호수'라는 뜻으로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경관이 뛰어나다.

용유담은 2011년 12월 국가명승 지정 예고를 했는데, 당시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댐 건설예정지 등의 이유로 명승 지정 철회를 요청해 현재 명승 지정이 보류돼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한때 댐 건설 계획에서 제외했던 지리산댐 건설을 다시 추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함양지역 일부 주민들은 홍수대책 등의 이유로 댐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