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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바다를 희생시킬 것인가

[할말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부활과 바다 매립

지찬혁(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webmaster@idomin.com 2013년 05월 21일 화요일

2008년 한국에서 습지에 관한 국제협약인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가 개최된 지 5년이 되었건만 우리 사회에서 연안습지를 파괴하는 대규모 매립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람사르총회 결의문에서 대규모 연안 매립은 중단시켜야 한다고 전 세계 국가들이 동의했었던 사안이지만,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양수산부가 사라진 공백기는 연안 매립을 막을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마저 무용지물이 된 결과를 낳았다.

◇해양부 없는 새 메워진 바다 = 해양수산부의 공백기를 틈타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이라는 미명 하에 정권 초기부터 조력(潮力) 발전을 추진하였고, 정권 말기에는 전력 생산을 위한 화력발전소 부지를 마련하기 위한 매립 사업의 빌미를 남겨 지금까지 사회적 갈등을 낳는 원흉이 되고 있다.

경남 지역만 하더라도 통영LNG화력발전소 신설, 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 증설과 같이 통영·고성의 바다를 새로이 매립해야 할 판이다.

에너지산업 이외에도 개인사업자나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연안 매립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의 불황으로 텅 빈 조선소가 생기는 와중에도 지자체의 여건에 따라 항만 부지나 산업용지, 도시용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미명 하에 여전히 연안 매립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가 사라진 공백기는 연안 매립 사업을 놓고 중앙부처들이 이전투구하기 딱 좋은 시기였던 셈이다. 마산해양신도시, 거제 고현만 매립사업, 마산 로봇랜드사업 등 연안 매립은 여전히 사회적 갈등의 진원지로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월 당시 마산해양신도시 매립공사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중앙부처의 이전투구에 희생은 지역사회가 함께 떠안고 있다. 수도권의 에너지 수급을 위해 경남 지역이 전력 생산의 200%를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경남도는 중앙정부에 반론 한 번 제기하지 못하고 있고 조선업 등 장기적인 산업경기의 조정으로 인한 일자리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마저 번번이 놓치고 있다. 중앙부처를 등에 업고 매립을 주도했던 기업들의 무책임을 질타할 곳은 없는 상황이지만 한 번 매립된 갯벌의 생명력은 되찾을 길을 잃어버린 처지에 눈길 한 번 제대로 준 적 없다.

◇성장동력 바다에서 찾을때 = 지금까지 매립된 한국의 연안습지가 자연습지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고, 경남 지역은 약 20㎢가량의 갯벌만 남은 상황을 감안하면 이제 연안매립은 연안습지의 건강성을 놓고 도박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어족자원의 생물다양성과 가치가 이제는 매립으로 직접 피해를 입는 수준까지 이르렀고, 매립은 연안습지의 경제적 가치와 상쇄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이미 십여 년 전에 전 세계의 생태계 가치가 인간의 생산 활동과 맞먹는 수준의 경제적 가치를 가졌다는 전문가의 발표가 있었음을 새삼 되새겨 봐야 한다. 달리 말하면 우리 인간이 공짜로 이용하고 있는 생태계의 가치가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기존 GDP 가치와 맞먹는 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황이 다를 것 같다. 지금까지 매립한 것과 앞으로 매립할 바다의 가치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바다의 가치는 그 희소성 때문에라도 기존 매립사업보다 비싼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5년 전 조선업의 호황을 이유로 조선소 부지를 조성하기 위해 수백만 평의 바다를 매립하겠다던 계획이 불과 5년 만에 조선업 불황으로 문을 닫는 조선소가 줄을 잇는 상황으로 뒤집어진 경남 지역의 현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남해안이 우리나라 어족자원 생산의 70%를 담당한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매년 수천억 원의 연안어업을 버리고 발전소와 산업단지조성만 고집하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

해양수산부가 부활한 2013년은 경남 지역의 성장 동력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는 첫 해가 되길 바란다. 수도권의 에너지 공급을 위해 경남의 바다를 희생할 것인지, 조선소와 같이 지자체 간의 경계를 넘어 산업용지를 맞바꾸는 협력과 공생의 대안은 없는지, 바다의 생명력을 유지하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검토해 본 적은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할 때이다. 그리고 해양수산부가 부활한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되새겨 바다매립의 악순환을 끊는 원년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지찬혁(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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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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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육지라면 2013-05-27 09:40:24    
바다의 희소성? 현재도 육지가 더 희소성이 있구요. 앞으로 해수면이 점점 상승하여 육지가 더 희소성이 있을 겁니다.
1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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