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어 화면 보면서 수술…통증 적고 미용상 효과도 커

영상기술과 수술 기구가 발달하면서 요즘은 개복 수술(開腹手術) 대신 복강경 수술을 선택한다.

복강경 수술은 배꼽 부위 1cm 정도만 절개하고 하복부에 0.5cm 크기의 작은 구멍(절개창) 2~3개를 뚫어 수술을 한다. 절개공에 이산화탄소가스를 주입하여 복강 내 공간을 확보한 후, 특수 기구들을 넣어 화면을 보면서 수술을 한다. 그러므로 더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

복강경의 역사는 길게는 180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적인 의미로는 1980년대에 시작됐다. 외과적으로는 1983년 최초로 복강경 충수 절제술이, 1985년 복강경 담낭 절제술이 시행되었다.

산부인과에서도 1989년 최초로 복강경 자궁 절제술이 시행된 이후 현재는 세계 각국에서 일반화되었다. 1994년에는 로봇수술까지 고안되어 1996년 처음으로 수술 장면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 절개창 크기가 작아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리고 미용상 효과도 크다. 수술 후에는 재원 일수(환자들의 평균 입원 일수)를 줄이고 사회생활 복귀 시점을 앞당긴다는 장점도 있다.

수술이 작은 구멍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복 수술보다 잘될까'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해부학적 구조물을 확대해 보며 수술을 시행하므로, 좀 더 미세하고 세부적인 수술을 할 수 있다. 또한 복강 내 전체를 관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부인과, 외과, 비뇨기과 양성 질환, 초기 부인과 악성종양(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비뇨기과 악성종양(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등), 외과 악성종양(대장암, 조기 위암, 부신 종양 등)과 같이 전통적인 개복 수술로 시행해왔던 대부분 수술에서 시도되고 있다. 다만 일부 진행성 악성종양, 과거 복부 수술로 인한 심한 유착은 복강경 수술을 적용하지 못하거나 수술 중 개복 수술로 전환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일반적인 복강경 방법과 달리 절개공 하나로 수술이 이루어지는 단일공법이 소개돼 국내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단일공법 복강경 수술은 배꼽의 구멍 한 곳만을 통하여 시행하는 수술이다.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은 환자의 복부에 3~5개의 구멍을 뚫어 흉터가 여러 개 남을 수 있지만, 단일공법 수술은 배꼽 중앙만을 뚫고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흉터가 배꼽의 주름에 가려 보이지 않으며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도 있다.

일반 복강경 수술보다 조작이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숙련된 의사는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단 산부인과, 외과 등 모든 질환에 적용하기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최근 복부가 아닌 질 안쪽에 단일 절개공을 이용하는 수술 방법도 소개되고 있다. 산부인과 분야에만 있는 자궁경이란 수술은 자궁 경부에 내시경관을 삽입하여 내부를 보면서 자궁 내강의 혹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전신 마취가 아닌 척추 마취를 통해 수술할 수 있으며, 복부에 전혀 절개공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점막하 자궁 근종, 자궁내막 용종등의 경우에 이용할 수 있다. 현대의 수술은 대부분 개복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수술에 앞서 수술 방법을 해당 주치의와 잘 상담하여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철훈 창원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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