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모텔 장애인 객실…세심한 배려 장애인 편한 시설, 비장애인도 편해

김해 진영읍 'show 모텔' 객실 입구에 '장애인 객실'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그러고 보니 장애인을 배려한 숙박업소를 본 적이 없다. 어떤 배려를 했기에 '장애인 객실' 이름표를 붙일 수 있었을까.

일단 입구가 넓다. 일반 객실 문보다 가로 길이가 10~15㎝ 정도 길다. 휠체어 너비에 휠체어를 작동하는 사람 팔이 움직여야 할 공간을 고려하면 당연히 입구는 넓어야 한다. 문을 열자 신발을 벗어두는 곳과 객실 사이 단이 없다. 나지막한 경사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라면 바로 방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방은 상당히 넓다. 침대와 가구, 벽 사이 공간이 넉넉해 이동할 때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휠체어를 탄 채로 방에 있는 모든 시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객실 입구 바로 옆에 있는 화장대에는 세면대가 낮게 붙어 있다. 역시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 세면대를 이용할 수 있는 높이다. 손을 씻거나 간단한 세면 정도는 굳이 화장실을 들어가지 않더라도 해결할 수 있다. 화장대 옆에 세면대를 두는 것은 어려운 시도는 아니다. 그리고 화장대 옆 세면대는 생각보다 유용하기도 하다. 화장품이나 헤어젤 등을 사용하고 손을 씻어야 할 때 번거롭게 화장실까지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간단한 시도지만 실제로 이렇게 해둔 숙박업소는 드물다.

턱 없는 방 입구.

보통 모텔 화장실은 객실 입구 쪽에 있다. 방에서 문을 열고 나가 다시 문을 열어야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장애인 객실'에서는 욕실을 겸한 화장실을 방 안에 넣었다. 객실 입구와 마찬가지로 화장실 입구도 넓다. 화장실 입구와 방 사이에 당연히 턱을 두지 않았다. 화장실 내부 공간도 넉넉하다.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도 이동을 하거나 몸을 움직이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변기 옆에는 몸을 의지할 수 있는 굵은 손잡이가 양쪽에 붙어 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혼자 일을 볼 수 있게 해뒀다. 또 변기 바로 옆 벽에는 인터폰을 달아뒀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모텔 안내실로 연락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수화기를 들고 '호출'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는 단추 하나만 누르면 신호가 가도록 했다.

세면대가 낮게 붙어 있는 화장대.

욕탕 앞쪽에도 굵은 손잡이가 달렸다. 손잡이에 의지한 채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 수도꼭지를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욕탕이 벽에 완전히 고정돼 있지 않은 점은 아쉽다. 물을 받아놓으면 괜찮겠지만, 탕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체중을 실으면 탕이 앞으로 끌려나올 수도 있겠다. 보통 벽 쪽 높은 곳에 걸어두는 샤워기는 수도꼭지 바로 옆에 꽂아놓았다. 욕탕 양쪽 끝에는 플라스틱 쿠션을 붙여 위험을 막고, 목욕 중에도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했다. 욕탕 맞은편에는 서서 샤워할 수 있는 시설도 해뒀다. 성인 한 명이 샤워할 수 있는 공간은 욕실 바닥보다 약간 단을 높여두었다.

침대 옆에는 등받이가 없는 소파를 두었다. 침대보다 높이가 약간 낮아서 침대로 바로 올라가기 어렵다면, 소파에 먼저 올라가서 침대로 가면 훨씬 편할 듯했다.

샤워기는 수도 꼭지 바로 옆에 낮은 곳에 걸어 두었다.

우선 여유로운 출입구와 넓은 공간이다. 휠체어 이용자가 움직일 때 반경은 비장애인보다 훨씬 넓다. 또 곳곳에 체중을 실을 장치를 둬야 한다. 방에 있는 등받이 없는 소파나 화장실에 있는 굵은 손잡이가 그런 장치다.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바로 연락할 수 있는 시설도 중요하다. 장애인 객실에는 인터폰을 방에 하나, 화장실에 하나 뒀다. 상식이지만, 장애인에게 편한 시설은 비장애인에게도 편하다. 이 모텔은 투숙객 3명에게 '장애인 객실' 대실료로 6만 5000원을 받았다.장애인 객실 특징은 3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화장실 입구도 턱이 없다.
변기 옆에는 몸을 의지할 수 있는 굵은 손잡이와 그 위에는 인터폰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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