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을 찾아서] (4) 진주 류진농원 류재하 씨

2006년 농림부 신지식인 선정, 2007년 세계농업기술상 기술개발부문 우수상, 2009년 농촌진흥청 농산물 전자상거래 최우수상, 2011년 도농교류 농촌사랑 대상 금상 수상.

그 외 수많은 수상 이력의 주인공은 진주 명석면 류진농원 류재하(51) 씨다.

단감 9만 9173㎡(3만 평), 매실 2만 9752㎡(9000평), 대봉감 1만 3223㎡(4000평), 도라지 3305㎡(1000평), 관상수 3만 3057㎡(1만 평) 등을 키우는 류 대표는 류진팜(www.ryujinfarm.com)이라는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류 대표는 홈페이지 쇼핑몰 운영, 생산이력시스템 도입 활용, 회계관리·고객관리 등 프로그램 활용 기술 등을 활발하게 활용·보급하고 있으며, 자가 생산 도라지 줄기 등에서 확보한 사포닌을 이용해 발효 액비를 제조하는 등 친환경 비료와 농약을 개발해 친환경 선도 기술을 접목한 농가로 손꼽힌다. 정보화 응용과 독창적 생산기술 파급으로 각종 상을 받았다.

또 농촌체험마을인 '가뫼골 팜스테이 마을'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운영하고, 각종 체험객·교육생을 위한 시설도 마련해 바른 먹을거리를 알리고 농촌을 살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남자영고 1학년 3명이 류진농원에 교육받으러 왔다. 류재하(사진 맨 왼쪽) 대표가 오광솔·김태성·강지환(왼쪽부터) 군에게 재래종 매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 성공 농업인으로 손꼽히게 된 비결은?

"농업도 산업입니다. 연구와 개척을 하고, 새로운 투자를 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7년 하다가 농사를 지은 지 25년 됐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직거래 등 유통 마케팅을 개혁하고, 각종 교육을 앞장서서 받았으며, 전자상거래와 SNS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처음부터 농사만 지었으면 이러한 마인드가 없었을 텐데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기업 마인드가 강했습니다. 이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일반 관행 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시도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 류진농원 판매망은

"홈페이지를 통해 직거래도 하고, 경남e몰·농협e쇼핑 등도 이용하며, 친환경 매장에 공급도 합니다. 홈페이지에 내평 참다래농원 등을 링크해 다른 사이버 재배농과 연계 마케팅도 합니다. 또, 주먹구구식 관리는 한계가 있으므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관리, 경영관리, 회계관리를 실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신뢰 향상을 위해 생산이력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 친환경 농업 분야에서 돋보이는데

"처음에는 비용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도라지·음나무·인삼·오가피 등에 미생물을 혼합해 한방 사포닌 액비를 만들어 단감 등에 15년째 쓰는데,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올리고 있습니다. 또 천연 농약도 만들어 쓰는데, 이건 아무래도 효과가 일반 농약만 못합니다. 친환경 농업을 보급하기 위해 농민과 도시 주부 등을 대상으로 교육도 합니다."

- 지금 수확 막바지인 매실 작황은

"올해는 매실 재배 농민 가슴에 피멍 든 해입니다. 농사는 하늘이 50%를 짓습니다. 그런데 봄에 강풍이 많이 불어 열매가 안 달린데다, 엄청난 가뭄과 고온으로 매실이 칼슘을 흡수 못 해 하얗게 타면서 다 떨어져 버렸습니다. 보통 20t을 따는데, 올해는 4t밖에 못 땄습니다. 특히 재래종 매실 피해가 심합니다. 또, 좋은 걸로 선별해서 택배를 보냈는데, 배송되는 과정에서 함몰 현상이 얼어나 소비자 불만도 많았습니다."

- 더 나은 농업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은

"농산물을 공산품 기준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일반 상품을 먹다가 친환경 상품을 먹으면 불만을 많이 토로합니다. 크기가 작고 모양이 안 좋으며 빨리 물러지기 때문이죠. 화학농약 2번만 치면 모양이 깨끗하고, 성장호르몬을 주면 큼직하게 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 중에는 무조건 큰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직 많습니다. 정직하게 농사지어서 돈이 되면 농민들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니까 편법을 쓰고, 안 좋은 농산물을 만들어내죠. 소비자와 농민들이 서로 고충을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먹을거리 교육이 많아져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면 그만큼 농가에서 좋은 농산물을 많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 '농림부 지정 현장실습교육장'이라는 현판이 있는데, 사회 교육에 정성을 많이 들이는 듯합니다.

"농민과 소비자, 농대생 등이 교육받으러 많이 옵니다. 예전에는 전국을 돌며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강의했지만, 요즘은 찾아오는 사람들 위주로 가르치고 있죠. 배우려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아낌없이 노하우를 가르쳐줍니다. 좀 귀찮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미래 한국 농업을 위해 아주 중요합니다. 당장 저한테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에요. 자연스런 도농 교류로 농촌을 살리려고 체험마을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마을 이곳저곳에서 계절에 따라 많은 체험을 할 수 있죠. 여름 휴가철에는 자두 따기, 고구마 캐기, 국궁 체험, 두부 만들기, 뻥튀기, 연잎 차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고, 간이 수영장도 있습니다. 주로 어린이집과 소비자단체 등에서 단체로 방문합니다."

- 앞으로 계획은

"이 동네에 귀농인이 많이 오게 해 공동체를 만들어 새로운 농촌 모델로 만들고 싶습니다. 인재를 많이 불러 모아 이들 두뇌집단을 활용, 농산물을 5·6차 산업으로 가공해 적극적으로 농업소득과 농외소득을 올리고 싶습니다. 농업도 1차 산업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지난 18일에도 경남자영고등학교 1학년생 3명이 일주일 일정으로 류진농원에 교육받으러 왔다.

과수 재배와 천연농약·액비 만들기 등을 배우려고 온 강지환·김태성·오광솔 군은 장래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이런 교육생들을 위한 교육장과 숙박시설, 체험 시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여러 가지 종류의 감을 이곳에서 볼 수 있도록 각 나무에 접을 붙여 놓은 것. 까만색 감 등 10종 이상을 접 붙였다는 류 대표는 이곳을 일종의 감 학술관, 감 박물관으로 만들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모두 미래 한국 농업을 위해서다. 

<추천이유>

△강호성 기술사(경상남도농업기술원 원예수출담당) = 류재하 류진팜 대표는 첨단농업 기술의 선도적 실천과 배움에 대한 강한 의지, 투철한 신념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합니다.

특히 뛰어난 경영마인드와 마케팅으로 농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업의 최고 CEO이자 전국 강소농 핵심 모델로서 많은 농가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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