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따라 약물·면역·수술적 치료

알레르기 비염은 세계 인구 10~25%가 앓는 매우 흔한 질병이다. 많은 환자가 비염을 질환이 아닌 '단순 감기'로 생각해 의사 진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실제 유병률은 이보다 높다. 얼마 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생 38.6%가 비염을 앓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발병 연령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비염은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신적 합병증을 동반해 인지능력을 저하시키는 등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질환이다. 이는 2차적으로 학습 능률과 작업 효율을 저하시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임상적으로 비염은 코 안에 점막이 원인 물질(항원)에 노출돼 발생하는 국소적인 염증반응으로 정의된다. 갑자기 재채기를 하면서 콧물이 쉴 새 없이 나오고 코가 막혀 호흡하기 힘든 것이 주증상이며 코나 눈 주위 가려움증, 구강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외에 머리를 숙일 때 두통이 심해지거나 냄새를 잘 맡지 못하고, 코가 무거운 증상도 나타난다.

간혹 만성 부비동염(흔히 축농증)이 동반돼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과 농성 콧물이 생기기도 한다. 실제 외래 환자들이 코감기가 안 떨어지고 재발이 잦다며 방문하는데, 이럴 때 알레르기 비염을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비염 진단은 증상을 보고 판단하거나 알레르기 유발 항원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임상적으로 맑은 콧물(수양성 비루), 재채기, 코막힘, 그리고 가려움증 중 두 가지 이상 증상이 1시간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될 경우 강력히 의심되므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비염이 있는 경우, 내시경 결과 코 안 점막이 종창되고 창백한 경우가 많으며 분비물이 수양성이거나 점액성일 때가 많다.

이러한 분비물을 멸균된 면봉으로 채취해 세포 검사를 하며 외래 진찰 후, 혈액검사 및 방사선 촬영을 시행한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검사는 혈액에서 특정 항원을 알아보는 것으로, 필요시 알레르기 피부 반응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유무와 원인 물질, 그리고 심한 정도에 대한 진단을 내린 후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크게 회피요법, 약물치료, 면역치료, 그리고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회피요법은 알레르기 유발 항원 검사로 원인 물질을 찾아 그 물질을 제거 혹은 회피하는 것으로 비염 치료에서 가장 먼저 시행한다. 하지만 비염 원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집먼지, 진드기 등 실내 항원에 대한 회피요법을 시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고, 효과를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약물치료는 비염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기간에 따른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치료 약제는 항히스타민제, 점막수축제, 항콜린제, 스테로이드제제 등을 단일 혹은 복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면역치료는 비염의 발병기전에 따른 근본적 치료법으로, 원인 물질의 지속적인 노출을 통해 탈감작을 유도해 체내 면역 기전을 되돌리는 방법이다.

   
 

여러 투여 경로 중 혀 밑(설하)을 통한 면역치료법이 고통이 덜하고 자가 복용이 가능하며, 피하주사요법에 비해 부작용이 낮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수술적 치료는 약물 치료 및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적은 경우 고려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을 악화시키는 구조적인 이상이 있을 경우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법으로는 비갑개 소작술, 비갑개 절제술, 비중격 교정술, 비부비동 수술 등이 있다.

/안성용(창원파티마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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