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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골목길 따라구수한 된장냄새 솔솔~

[경남맛집] 창원시 중성동 '골목식당'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12년 05월 23일 수요일

구불구불 굽이진 조그마한 길이 나 있다. 호젓하고 깊숙한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커다란 도로가 올곧게 나 있는 길이 아니었다. 굽이진 길은 우리가 살아온 인생의 굴곡처럼 보였고, 오가는 사람들의 손과 때가 묻어 있었다. 골목을 꺾을 때마다 다가오는 모습은 각양각색이었고,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무언가에 홀려 창동 쪽샘골목 곳곳을 돌아다녔다.

"골목이 좋아. 사람 사는 정이 있거든. 20여 년 동안 이 주위를 맴돌며 음식장사를 했어. 지금 이곳이 네 번째 집이고, 자리 잡은 지 한 5년쯤 됐나? 여긴 특별한 것은 없어. 근데 왜 이런 허름한 곳을 취재하려고 해? 난 싫어. 밥만 먹고 가."이 곳은 '골목식당'이다. 정확한 주소를 말하자면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 136. 창동을 셀 수 없이 갔건만, 이 식당은 처음이었다. 돌출간판도 없이 '골목식당'이라고 내걸려 있는, 정말 아는 사람만이 찾아올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여기 된장찌개가 죽여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와따라니까. 가격도 저렴하고." 창동예술촌 입주자 중 한 명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 갔건만 '골목식당' 주인은 꿋꿋하게 기자를 거부했다. 이유는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 하지만, '맛집을 알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설득을 했고, 어느 순간 '골목식당' 주인은 기자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심양순 사장은 10년 동안 참기름 장사를 했다. 그래서 맛만 보면 이것이 A급이고, B급인지 단박에 안다고 했다. "A급 참기름을 쓰지. 양념도 다른 곳에 견주면 많이 들어가는 편이야. 몇 마디 나눠봐서 아가씨도 눈치 챘을 텐데, 내가 좀 고집이 있어. 모든 재료는 내 눈으로 직접 봐야 직성이 풀려. 오늘 꺼 안주고 어제 꺼 줄 수도 있거든. 장 보면 8시지."

심 사장은 장도 직접 보고, 요리도 직접 했다. 바지런했다. 몇 평 안 돼 보이는 조그마한 공간에서 그는 정말 부산해 보였다. 요리하랴, 인터뷰하랴. 인터뷰 안 하겠다고 손사래 칠 때가 방금 전인데, 이야기가 술술 잘도 나온다.

   
 
  창동 쪽샘골목에 5년째 자리를 잡고 있는 '골목식당'. 투박한 상호마저 정겹다. /김민지 기자 kmj@  

된장찌개가 먹고 싶었다. "잠깐만 기다려. 금방 해줄게."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뚝배기를 불에 놓고 육수를 부었다. 멸치·다시마·대파·무만을 넣고 끓인 것이다.

쪽자로 재래식 된장을 뚝 떠 육수에 넣고 한소끔 끓어오르는 동안, 두부와 호박, 감자, 양파를 송송 썰기 시작했다. "심심하게 해줄까? 손님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심 사장은 불 같은 성격만큼 후딱 된장찌개를 만들어냈다.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가 활화산 같았다. 일반 된장찌개보다 걸쭉했고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가 칼칼해 보였다. 게와 미더덕, 송이버섯은 안이 너무 뜨거워 가만히 있지 못하겠다는 듯 폴짝폴짝 뛰었다. 자글자글 끓어오르는 뽀얀 거품 사이로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그래, 이 맛이야!' 모 조미료 광고에 사용된 문구가 절로 나왔다. 구수한 향은 코끝을, 칼칼한 맛은 미뢰를 자극했다.

   
 
  창동 쪽샘골목에 5년째 자리를 잡고 있는 '골목식당'. 투박한 상호마저 정겹다. /김민지 기자  

입안에서는 미더덕이 폭죽처럼 터지고 연한 두부와 감자는 혀를 폭신하게 감싸 안았다. 된장찌개를 밥에 얹어 살살 비벼 먹었다. 자작하고 뒤끝이 매콤한 된장찌개가 밥에 찰싹 달라붙어 구수한 맛이 배가 됐다. 한 숟가락 두 숟가락 먹다 보니 어느 순간 기자는 뚝배기가 구멍 날 정도로 긁고 있었다.

밑반찬은 멸치볶음과 어묵볶음, 부추김치, 콩조림, 버섯무침, 가자미구이 등 9개로 정갈했다.

"솔직히 생선은 줄 때도 있고 안 줄 때도 있어. 가격(5500원)이 안 맞을 때가 있거든. 오늘은 특별히 내놓은 거야." 특히 어묵 볶음과 멸치 볶음이 별미다. 윤기가 번지르르하고 짭조름한 것이 입맛을 계속 당겼다.

구불구불 굽이진 조그마한 길이 나 있다. 손수레 한 대가 겨우 다닐까 말까 하는 꼬불꼬불한 골목이다. "언제든지 배고플 땐 와. 부담 없이. 이런 게 정 아니겠어?(웃음)" 그 투박하고 정겨운 길을 걷다 보면 그곳엔 '골목식당'이 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된장찌개 5500원 △김치찌개 5500원 △순두부찌개 5500원 △동태찌개 5500원 △참치찌개 5500원.

◇위치 :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 136. 055-247-91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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