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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엄마가 해주던 국수 맛이 그리울 때면…

[경남맛집] 창원시 용호동 '국수한그릇'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12년 04월 18일 수요일

어렸을 때 엄마가 해 주는 국수가 참 맛있었다. "국수 해줘. 엄마가 해 주는 게 제일 맛있단 말이야." 어머니는 보글보글 멸치육수를 끓이기 시작했다.

멸치도 넣고, 다시마도 넣고, 양파도 넣었다. 그리고는 부추, 애호박, 신김치를 각각 조물조물 무쳤다. 고소한 참기름도 한두 방울 떨어뜨렸다. 달군 프라이팬에 소고기를 잘게 다져 볶았고 그리고 난 후 계란지단을 부쳤다. 양념장도 만들었다. 그럴 때면 멸치육수는 어느덧 완성이 된다. 마지막은 국수를 삶았다.

보글보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그다음은 국수를 떨어뜨렸다. 부채꼴로 퍼지는 국수가 물과 만나 자취를 감추었다. 삶은 국수에 갖가지 고명을 넣고 마지막은 멸치육수를 부었다. 양념장은 먹고 싶은 만큼만 덜어 넣었다. 그리고는 비볐다. "국수(면)는 영양가가 없으니까 고명을 많이 넣어서 먹어. 어때 맛있지?" 엄마가 국수를 맛나게 만들어 주는 날이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국수가 먹고 싶었다. 엄마 표 국수. 엄마 표 국수를 먹으러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55-8 '국수한그릇'으로 갔다. 가로수길이 시작되는 경남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경남도민의 집을 지나 가로수 끄트머리에 다다르면 오른쪽에 있다.

"이런 데에 국숫집이 있는지 몰랐네요.", "가정집 같기도 하고 카페 같기도 해요." 기자도 놀랐다.

   
 

국숫집치고는 너무 멋스럽다. 디귿(ㄷ) 모양의 통유리로 돼 있는 1층은 국수 먹는 공간, 2층은 커피 마시는 공간이다. 국수를 먹으면 커피는 공짜다.

"국수한그릇(물국수)과 비빔국수 주세요." 국수를 시켜놓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잘 정돈된 느낌이 들었다. '사장님 성격이 꽤 깐깐한가 보네.'

국수가 나왔다. 커다란 그릇에 고소함이 코끝을 찌르는 육수가 가득 담겼다. 결혼을 앞둔 새색시처럼 살며시 고개를 드는 하얀 면 위에 부추, 호박, 양배추, 김치, 계란지단, 소고기가 수북이 쌓여 있다.

젓가락으로 고명이 다치지 않게 살며시 젓가락으로 휘저었다. 잘빠진 면과 고명을 건져 후루룩 입으로 넣었다. 꼬들꼬들하지도 않고 통통하게 불지도 않은 면이 입에 착 잘 감겼다. 맑은 육수는 아니다.

맛을 보니 밍밍한 맛도 아니다. 입에 넣어 혀로 휘감았을 때 굵직한 보디감이다. 가격이 다소 저렴한 국숫집에 갔을 때 마셨던 국물도 아니고 화학조미료가 들어가 과도하게 얼큰한 국물도 아니었다. '국수한그릇'은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

"멸치, 밴댕이, 청어, 다시마 등 매일 2시간씩 끓여요. 집에서 먹는 국수 맛이죠? 1년 반 동안 전국에서 맛있다는 국숫집은 다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육수를 개발하고 소스를 개발하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죠. 화려한 맛보다는 집에서 먹는 것처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김서영 사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1년까지 용호동서 레스토랑 '호수가는길'을 경영했고, 3년 전 진해구청 앞서 '국수한그릇' 문을 열었다. 장사가 잘됐다. 진해구 이동에 2호점을, 일 년 전 이곳에 3호점을 냈다.

하얀 면에 빨간 물감이라도 들인 걸까? 빨간색 볼 터치를 곱게 한 국수가 먹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이곳 비빔국수는 면만 일차적으로 비벼서 나온다. 왼쪽, 오른쪽 힘들게 비빌 필요가 없다. 곱게 물든 면 위에 상추, 치커리, 배, 오이, 토마토 등이 살포시 놓여있다.

맨 위는 복스럽게 뿌려진 깨가 장식돼있다. 촘촘하게 짠 뜨개질 실처럼 면도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새콤한 맛이 혀를 자극하더니, 끝은 매콤하게 마무리된다. 소스는 사과, 배, 파인애플, 바나나 등 총 6가지 과일이 들어간다. 사계절 똑같다.

제철에 따라 과일 값이 들락날락하지만, 저 집집이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집 밥이 왜 맛있을까? 엄마는 간단하게 말한다. "정성과 손맛이지 뭐." '국수한그릇'도 그렇다.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국수 맛. 이보다 더 맛있는 표현이 있을까.

   
 

<메뉴 및 위치>

◇메뉴: △국수한그릇 5000원 △비빔국수 5000원 △왕만두 6000원 △주먹밥 1500원 △정구지전 5000원 △녹두전 6000원 ◇위치: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55-8. 055-285-5658 . 첫번째 세번째 월요일 휴무.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휴식시간은 오후 3시부터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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