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조력·수력발전소 한계…새로운 차원의 길 모색해야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는 열과 빛과 운동력이다. 그것의 발전이 현대 물질문명의 밑바탕을 이룬다. 그 원천은 태양이다. 모든 에너지는 현재의 햇빛이거나 과거의 햇빛일 뿐이다. 과거 햇빛의 대표적인 것이 석유이며 이것은 유한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반대급부, 이산화탄소와 화학합성물을 만들어 인류의 삶을 위협한다. 핵도 결국은 과거의 햇빛이다. 유한하고 치명적이기는 매한가지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를 주목한다. 그러나 '재생'이라는 말은 커다란 함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퍼 마셔도 마르지 않는 〈마농의 샘〉 (마르지 않는 우물이 나오는 영화)이 아니다. 바람길을 가로막아 만드는 풍력발전기가 무한정 세워질 수 없고,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는 조력발전소 역시 한계가 있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조력발전소 적지는 갯벌이 잘 발달된 곳이라 해양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서는 발전소를 지을 수 없다. 그래서 가로림만에 들어서는 대규모 조력발전소는 벌써부터 서산지역을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지열은 어떤가? 땅의 열기를 무한정 뽑아 쓸 수 없다. 땅이 식는다는 것은 또 다른 재앙의 시작이다. 태양만이 남는다. 오늘의 햇빛을 아무리 받아써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지구전자기력의 약화와 지구온난화로 태양이 방사능 덩어리를 그대로 지구에 쏘아 보낸다고 염려들이다.

독일에서 에너지 혁명 시나리오 강의를 듣고 질문을 했었다. 재생에너지의 함정에 대해서. '지속가능한 문명'이라는 말의 허구에 대해서.

길은 두 가지로 보인다.

그린피스 활동가의 대답처럼 일단 탈핵을 위한 시나리오를 짜는 데 주력을 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물질문명에 대한 큰 자각을 이루어 공동체운동에 기반한 영성운동으로 가는 것이다. 이것이 탈핵운동의 진정한 목표인 것이다. 핵전을 다 없앤다고 지구 문명이 해법을 찾는 건 아니다. 지구 3차원 문명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새로운 차원의 길을 모색하는 영적 성숙을 지향하는 일을 빠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황우석의 줄기세포 연구가 그렇듯 핵전 역시 판도라의 상자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할 수 있는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제우스신이 만든 모든 악과 질병들이 들어 있는 이 상자는 아름다운 여인 '판도라'가 열었다. 사악한 괴물이 연 것이 아니다. 모든 재앙은 환상적인 꿈과 부푼 욕망들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무모한 욕망의 소멸로 가야 할 것이다.

/전희식(전국귀농운동본부 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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