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서 송전탑 분신 위령제 열어…17일 탈핵희망버스 나무심기 예정

한전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다 분신해 숨진 밀양 주민 고 이치우 씨에 대한 49재가 2일 오전 10시 밀양시청 앞에서 열린다. 이제 밀양 송전탑 반대 운동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를 맞아 본격적인 탈핵 운동으로 번질 조짐을 보여 4·11 총선 정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65㎸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는 한국불교 태고종 경남동부 종무원 주관으로 이 씨가 세상을 떠난 지 49일을 맞아 위령제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사태 해결을 다시 촉구한다.

지난 1월 16일 오후 8시께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보라마을 입구에서 이 마을 주민 이치우 씨가 분신 사망했다. 장례는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채 시신은 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고, 유족들은 밀양시청 정문 앞 컨테이너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이번 사태 이후 전력 공급을 책임지는 한전과 지식경제부의 해결책 마련은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주민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져 대화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1일에는 전국 150여 개 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이 참여해 분신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분신대책위는 송전탑 건설 백지화와 원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송전탑은 신고리 원전에서 영남권 나아가 수도권까지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로 지어진다. 이 때문에 밀양 주민들의 송전탑 반대는 탈핵 운동으로 확산했다. 오는 1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를 기점으로 여러 계층에서 탈핵 선언도 잇따른다.

천주교, 불교, 기독교 3개 교단 종교인 840명이 지난달 28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부산·울산·경남 종교계 선언'을 했고, 경남·부산·울산 13개 대학 교수 81명도 같은 날 탈핵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세계는 탈원전 흐름을 타고 있으나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고리에는 이미 원전 5기가 운영 중이고 3기가 건설 중인데도 4기를 추가 건설해 모두 12기에 달하는 핵 단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무차별적으로 추진되는 신규 핵 발전소 건설을 막고 기존 핵 발전소를 폐쇄하는 것만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라며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지역 원전 폐쇄와 핵 단지화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6일 시민사회, 7일 대학생과 시·군·구 의원, 10일 문화·노동·교육계 등도 탈핵 선언에 동참한다. 특히, 17일 전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탈핵희망버스'로 사람들이 모여 밀양 송전탑 부지에서 나무 심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일 부산역에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부산시민 한마당', 19~24일 반핵아시아포럼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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