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있습니다] 실질적 환경개선 뒷전…겉치레뿐인 구호

지난 2006년 11월 2일 환경수도 창원이 선언되었습니다.

창원 환경수도계획은 환경수도 인프라 구축(2006∼2010), 대한민국 환경수도 달성(2011∼2015), 세계의 환경수도 위상확보(2016∼2020)를 목표로 3단계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대기질의 경우 2015년까지 환경 선진국 수준이상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라고 합니다.

대기질 개선, 실정 파악 않은 채 형식적 목표만

창원시 계획대로라면 2011년 후반인 지금 환경수도와 관련한 인프라 구축은 완료 상태이며 대한민국 환경수도 달성을 위하여 매진하고 있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환경수도 창원시민은 다른 어떤 도시의 주민들보다 맑은 공기 깨끗한 환경을 풍요롭게 누리고 있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창원시 환경실태는 왜 이 모양입니까?

지난 9월 석영철(민주노동당) 경남도의원의 지적에 따르면 창원시민은 당장에 방진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녀야 할 정도로 대기 중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합니다.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측정 결과를 보면 가음정동은 1년 중 246일, 웅남동은 265일이나 세계보건기구(WHO) 초미세먼지 24시간 평균 기준(25㎍/㎥)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기준치는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보다 2배 이상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국내 환경기준은 미세먼지의 경우 24시간 평균 100㎍/㎥(국제환경기준 50㎍/㎥) , 연간 평균은 50㎍/㎥(국제환경기준 25㎍/㎥)입니다. 초미세먼지는 24시간 평균은 50㎍/㎥과 25㎍/㎥, 연간 평균은 25㎍/㎥와 10㎍/㎥으로 각각 정해져 있습니다.

초미세먼지는 공기 중 먼지의 입자 지름이 2.5㎛(머리카락 굵기의 40분의1) 이하일 때, 미세먼지(PM-10)는 지름이 10㎛(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1) 이하일 때를 말합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초미세먼지의 경우 2015년부터 기준을 도입하여 관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이 같은 미세먼지 정책 실태를 볼때 창원시 환경수도계획의 대기질개선은 창원시 대기 실정조차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형식적이며 의례적인 거창한 목표만을 제시한 것에 불과합니다. 썩은 상처는 치유하지 않은 채 상처를 감싼 붕대만 보기 좋게 형형색색으로 바꾸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창원시는 시민 세금을 제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환경수도라고 하면서 환경수도를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환경개선 예산보다 겉치레에 수백억 원의 예산을 쉽게쉽게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주남저수지 물억새 60리길 조성사업 대상지 인근을 찾아온 가창오리떼. /경남도민일보DB

주남저수지 탐방로 있는데 또 돈 들여 사업 추진

기억하실 겁니다. 올해만 창원시가 10개의 축제를 벌이면서 250억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창원시가 3년간 2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주남저수지 물억새 60리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수정안을 밝혔으나 환경단체는 처음부터 해서는 안될 사업을 계획했다면서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창원시 환경수도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접근을 통하여 창원시 환경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구체적인 환경질 개선대책을 수립하여 적극적인 예산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더구나 30종에 달하는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지이며 동아시아 이동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서 중요한 주남저수지에 일주도로를 건설하는 물억새 60리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남저수지 물억새 60리길 조성 사업은 주남저수지 수변을 따라 4m 폭으로 22㎞에 이르는 일주도로를 건설하여 황토 포장, 데크로드, 관찰데크, 쉼터, 주차장 등을 설치하겠다는 것입니다.

   
 

주남저수지는 이미 전망대, 람사르문화관, 생태교육관, 낙조대 등 6㎞이상의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8년 1단계 탐방로 공사 당시 전문가의 자문 결과에 따라 2단계 공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창원시는 그 누구와도 의논하지 않고 2단계 탐방로 공사를 완료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전국 아니 세계 어디에도 철새 도래지를 어느 한 곳도 막힘 없이 인간이 출입하도록 하는 일주도로식 탐방로를 조성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한 쪽을 전면 개방하면 한 곳은 인간의 출입을 막아 철새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보장하는 것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당연한 이치입니다.

2008년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주남저수지 탐방로조성사업에 대하여 자문에 응했던 두루미네트워크의 이기섭 박사는 창원시 주남 60리길 조성 사업에 대하여 한 마디로 어이없어 했습니다.

"2008년 탐방로 1단계 사업을 하면서 2단계 사업인 재두루미 서식지와 인접한 백양 들녘 제방의 탐방로 사업은 하지 않는 것으로 했는데 왜 했느냐? 재두루미 서식을 방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뜯어내라고 요구해야 한다." "지금도 주남저수지의 종다양성이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60리길 조성 사업이 추진되면 지금보다 10분의 1로 떨어질 것이다. 해서는 안될 사업이다."

도대체 창원시 환경수도정책은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임희자(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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