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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팔자로 노래한다는 말 듣고 싶어"

[동네사람] 10여 년 지역가수 이경민 씨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2011년 04월 19일 화요일

지역에서 예술 활동은 힘든 일이다. 특히, 대중예술로 관객을 만나기는 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이경민(37·사진) 씨는 '지역 가수'로 10여 년을 활동해왔다.

지난달 26일 창원시 진해드림파크 목재문화체험장에서 열린 제1회 페이스북(facebook) 창원시 그룹의 '숲 속 작은 음악회'에 참석한 그의 노래와 입담은 인상적이었다. 때로는 관객을 웃기고 때로는 열창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를 지난 15일 창원의 연습실에서 만났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1999년 친구를 따라 마산에 왔다. 친구는 집안일로 부산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아 먹고 살 일이 막막하던 순간 이 씨를 찾아온 것은 라이브 카페에서 통기타 가수를 구한다는 소식이었다.

   
 
"노래 잘 부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긴 했는데,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에 참가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어요."

댓거리 너른마당, 합성동 송하, 산복도로변 그린힐·거북선 레스토랑 등에서 노래하다 2006년 창원 지역 가수들이 모여 만든 '아사노세(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름다운 노래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에서 1년 정도 함께했다.

이 때부터 이 씨는 본격적으로 곡을 썼다. 화성학 등을 독학했고, 곡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도 붙였다. 이렇게 만든 게 쌓여 현재 100곡이 넘는다.

2007년부터는 아사노세를 통해 만난 박영운 씨와 '그린비'로 활동했다. 사랑이나 이별보다 이웃의 삶과 아픔을 노래하자는 뜻이 있었다. 이 씨가 음악감독을, 박 씨가 대표를 맡았다.

'밀지 마라 넘어진다/ 넘어져도 안 아프다/ 돈이 없어 아프단다/ 힘이 없어 아프다'. 그린비가 부른 '밀지 마라 다친다'의 한 대목이다. "힘없고 돈 없고 백(back)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 노래예요. 2006년 GM대우 농성 당시 절친한 동생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같이 술 마시면서 나눈 얘기를 토대로 했죠."

이 씨의 노래는 일상 그대로 또는 소박한 바람을 담고 있다. '함께 살자'는 학창시절, 군대·직장·사회 생활에서 갈라져서 사는데, 이제 그만하자는 내용이다. '힘내세요 김 과장님' 역시 아버지들의 애환을 전하고 있다. 2009년 예술단 '예다인'에서는 국악과 대중가요를 접목하는 시도를 했었다.

그는 지역 문화가 일상에서부터 나온다고 말한다. "지역 문화 활성화라는 말이 참 거창하게 들리지만, 돈이나 인력을 많이 투자해 규모가 커야만 하는 것이 아니죠. 누구나 일상에서 겪는 일을 음악으로 풀어 간다면 그게 지역 문화 활성화라 생각해요. 즐기면서 작은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 많이 생겨야 지역 정서가 풍부해질 수 있죠."

지난 1월 1일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 F/X 아트홀을 열어 이달부터 테마 공연을 펼치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즐거운 마음'이라는 연습 공간(창원의 집 근처)에서는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 그대로 들려주는 '하우스 콘서트'를 열고 있다.

요즘도 하루 6시간씩 노래하는데, 한계를 깨는 기쁨이 있다고 한다. "삶의 목적이 되어 나를 살릴 수도 있고, 잘못 사용하면 나를 상하게 하는 음악은 양날의 검과 같아요. '이경민, 참 팔자로 노래하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늘 마지막 무대라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노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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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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