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생태 (34) White Swan or Black Swan(백고니와 흑고니)

◇고니, swan, 白鳥, Cygnus = 고니(swan, 白鳥)에 대한 글을 쓸 때는 늘 '백조'라는 말과 '고니'라는 말이 걸린다. 고니는 우리말이고 백조는 일본말이고 중국에서는 천아(天鵝)라고 한다. 고니의 하얀 빛깔이 고와서 고니라고 한다지만 사실 고니는 울음 소리를 흉내낸 의성어이다. 곡곡(鵠鵠) 운다고 고니 한자말도 곡(鵠)이다. 별자리 고니(백조)자리는 Cygnus라고 한다.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모두 바꾸었는데 일본말 백조는 그대로 쓰고 있어 늘 아쉽다. 모두들 아무 거리낌없이 쓰는 말이지만 화투짝 같은 느낌이다.

◇고니 우표 = 우리에게 고니는 어떤 이미지일까? 세계 여러 나라에서 나온 우표를 보면 고니 그림에 생각과 느낌이 보인다. 전세계 우표에 나오는 고니를 모아 보니 수백장이나 된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세 종류의 고니와 요즘 영화가 개봉되어 인기가 있는 <BLACK SWAN>(黑고니)까지 네 종류의 고니를 집중 탐구해 본다.

세계 각국의 고니 관련 우표들

◇고니, 큰고니, 혹고니, 흑고니 = 우리나라에는 고니가 세 종류 있다. 보통 백조라고 부르는 고니가 있고 주남저수지나 우포늪에 가면 고니보다는 큰고니가 더 많다. 지난 11월부터 올 3월까지 다섯 달 동안 매달 전국 고니를 조사했더니 우리나라에 있는 고니의 95% 이상이 큰고니고 5%정도가 그냥 고니다. 고니와 큰고니는 부리의 까만색에 노란색의 비율이 많고 적은 것으로 구별할 수 있다.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혹고니는 붉은 부리에 까만 혹이 있어서 혹고니라고 한다. 혹고니는 우리나라에서 10마리도 보기 어렵다. 동해안 석호에 살면서 2년 전엔 진주 남강에 추위를 피해 잠시 온 적이 있다.

흔히 백조라고 불리는 고니

◇BLACK SWAN = 개봉한 지 얼마 안된 영화 <BLACK SWAN>에 나오는 진짜 까만 흑조(黑鳥)가 호주에 가면 야생으로 살고 있다.

사람들은 '모든 백조는 흰색이다'라는 명제가 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697년 호주에서 검은색 백조(흑고니)가 발견되면서 불가능한 상황이 실제 생기는 것을 'BLACK SWAN'이라 하게 됐다.

9·11테러, 구글의 성공이 대표적인 'BLACK SWAN'이다.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에 원자력발전소 파괴가 아마 올해 최대의 'BLACK SWAN'일 것이다.

진주 금산교에서 발견된 혹고니.

◇미운 오리 새끼 =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미운 오리 새끼'가 나중에 아름다운 고니가 되는 이야기다. 고니는 어릴 적엔 회색이다.

아직 자기 자신을 방어할 수 없을 때 숨을 수 있는 보호색이 잿빛이다. 사람들 눈에는 아기 고니의 잿빛 보호색이 그렇게 슬퍼 보였나 보다.

/정대수(함안 중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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