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납니꺼?] 과일부터 생선까지 없는 게 없는 11월 창원 상남장
창원의 대표적인 장터, 상남시장. 4일과 9일이 되면 상남장을 중심으로 노점상들이 줄이어 들어선다.
찬바람 부니, 저렴한 고등어와 물오른 생태가 제일 인기가 많다. 감, 사과는 막바지에 이르렀고 귤은 갓 모습을 드러냈다.
채소는 지역특산물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듯하다. 여수 갓, 통영 시금치, 함안 연근까지. 지난 4일, 상남 장날 속에서 '11월 제철재료'를 들춰봤다.
-이런 홍시, 이런 사과도 있었네
홍시 맛이 나서 다 홍시는 아니다. 물이 오른 홍시도 고향에 따라 모습도 맛도 달라진다. 씨가 없어 아이들도 먹기 좋다는 청도 홍시. 바로 옆에는 홍시 중에서 몸집이 큰 대봉감이 놓여있었다. 가격은 대봉감이 배 정도 비쌌다.
"홍시도 맛이 다 다릅니꺼."
"그럼예. 청도 홍시는 물이 많고 참 달아예. 씨가 없어서 이리저리 잘라서 애들 주면 돼요. 자 잘라줄게 함 먹어 보이소."
"아, 달다."
"새댁, 여기 대봉도 함 보이소."
"아 예. 이 홍시는 시원하게 생겼네예. 대봉감이라 합니꺼. 혹시 홍시아이스크림 만드는 거 아입니꺼?"
"맞아예. 청도 홍시도 참 단데, 이거는 부드럽게 달아."
"어디서 온 건데예."
"전남 광양에서예. 지역이 따뜻하다 보니 제일 먼저 나오고. 그다음 경상도에서 나오기 시작하지예."
한편에는 다양한 붉은 빛의 사과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빨간색의 양강은 시고 단 데, 이제 마지막 물이다. 아삭하고 단 부사는 여전히 한철이다.
-함안 연근, 통영 시금치…
아직 흙이 채 떨어지지 않은 연근을 소복하게 올리는 상인이 있었다. 산지가 함안 칠서다.
"함안에서 가져오셨네예."
"예, 집에서 연 농사를 짓거든. 직접 캐서 가져온거라예."
지역명을 단 갖가지 채소가 눈에 띈다. 함안연근, 여수 갓, 통영 시금치 등. 김밥재료와 김장재료가 가장 싸고 맛있을 때가 바로 지금이다.
-고등어, 큰놈 4마리 3000원
고등어가 인기다. 큰놈 한 마리 1000원 꼴이다.
"4마리 3000원. 싸다 싸 오이소 오이소. 아지매 지져 먹을 겁니꺼, 구워먹을 겁니꺼."
"구워먹을 겁니더. 소금 조금만 쳐 주이소."
고등어가 수북이 쌓여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이날 고등어가 유난히 싸고 큰 이유가 있을까.
"오늘은 고등어가 싼 편이라. 하지만, 음력 13일과 20일쯤이면 비싸고 살이 안 올라.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오징어도 그렇고 고등어도 잘 안 잡히거든. 바람이 안 불어야 싸고 살이 올라 있지. 오늘이 그날이라."
찬 바람이 부니 역시, 생태를 찾는 이들도 많다. 알도 가득하고 싱싱하다. 따뜻하고 시원한 국물을 내는 데는 생태만 한 것이 있는가. 아주머니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늘 생선이 참 싸다 그지예. 아줌마 생태 한 마리만 주이소. 무 넣고 파 넣고 푹 끓여 먹으면 참 맛있겠네. 알도 꽉 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