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있습니다] 낙동강생태문화답사 '경천대' 가보니

4대강 사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의 역사적 책임입니다.

경천대에 하루 8만 명의 국민이 찾는 날 경천대 비경과 멸종위기종 흰수마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지역의 사람들과 경천대에 다녀왔습니다.

대한하천학회 소속 교수들을 중심으로 전국의 뜻있는 분들이 333대의 버스비를 모금하여 2010년 내에 국민 1만 명을 4대강 공사 현장을 답사하도록 하겠다는 뜻있는 333프로젝트에 동참하였습니다.

10월 23일에는 50명 정도, 이번에는 40명 정도가 다녀왔습니다.

창원 종합운동장 만남의 광장에서 8시40분 정도에 출발하여 11시 10분 남짓에 경북 상주 경천대에 도착하였습니다.

최근 인터넷에 비친 경천대는 다른 낙동강보다 가장 늦게 불과 일주일 전에 포클레인이 들어와 준설공사를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경천전망대에 올라 낙동강을 굽어보았습니다. 경천대는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공사가 시작되었나 싶을 정도로 여전히 낙동강 제1비경이라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아니 경천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모래톱이 만들어놓은 비경에 비하여 포클레인이 강을 파헤집는 모습이 꼭 코끼리 다리에 붙은 매미가 꼼지락꼼지락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직은 4대강사업 공사가 경천대 비경에 조그마한 흠집에 불과하였습니다.

상주보 공사 현장을 경북대 황의욱 교수가 가리키고 있다. 상주보 공사 현장은 황의욱 교수 팀이 2009년 4대강 사업 공사 관련 모니터링을 시작하면서 흰수마자 서식이 확인된 곳이다.

하지만 경천대에서 전국에서 오는 사람들을 만나며 현장 소식을 전하는 지율 스님의 말씀은 너무도 역설적이었습니다. "지금 이 모습을 보고 너무 슬퍼하지 말라. 4대강 사업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논하기 전에 현재 진행되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낙동강의 처참한 모습은 우리 모두의 생각과 행동의 결과다."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하여 문제 제기하기보다 나부터 우리 모두에게 함께 책임이 있음을 각성시켰습니다. 그렇습니다. 4대강 사업이라는 공사를 하는 이명박 정부도 문제지만 큰 문제가 있는 이러한 사업을 막지 못하는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결국 4대강 사업이 추진되는 이 시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역사적 책임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흰수마자.

경천대에서 바라보이는 가을걷이를 끝낸 주변은 매우 고즈넉하였습니다. 낙동강 푸르디 푸른 강물, 백사장, 제방, 논, 마을, 산의 순으로 사람이 사는 마을이 강물로부터 가장 안전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강물은 홍수기에는 범람하여 주변 저지대를 침수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범람으로 인하여 주변 저지대 논은 유기물이 풍부하여 농사가 잘 됩니다. 사람은 강으로부터 안전한 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면서 강으로부터 올 수 있는 위험은 피하고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충분히 누리면서 지혜롭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 준설과 보 설치라니 터무니 없습니다. 경천대와 낙동강 백사장에는 재첩이 살아갑니다. 그동안 들어본 적이 없었던 사실입니다. 재첩은 낙동강 하구, 섬진강 하구와 같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만 살아간다고 생각하였는데 낙동강 모래밭에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낙동강 상류 모래밭에는 사람이 태어나서 한 번도 보기가 어려운 한국 토종 멸종위기종 흰수마자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북대 황의욱 교수는 흰수마자는 유속이 빠르고 모래가 많은 곳에 서식하는 생태 특성상, 하천 준설과 보를 만드는 것이 주목적인 4대강 사업으로 서식 환경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경북의 상주보와 낙단보 사업구간이 흰수마자의 분포와 겹치기 때문에 흰수마자의 서식지가 훼손될 것이 확실하다며 준설과 보 설치 공사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경고하였습니다.

특히 경천대가 있는 상주시 사벌면 낙동강 본류 구간에서는 2009년까지 흰수마자 서식이 확인되었으나 준설공사가 시작된 2010년 8월 이후부터 흰수마자는 관찰이 안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위협받는 멸종위기종 흰수마자 서식지를 지켜내지 못하는 무기력함과 학자로서의 양심에 상처를 받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지율 스님은 단풍철을 맞아 속리산에 하루 8만 명이 다녀간다고 언급하며 하루 8만 명 아니 1만 명이 경천대를 찾아오는 날 경천대 4대강 사업은 중단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경천대를 낙동강의 제1비경이라 지정해 놓고 이를 파괴시키고 한국 토종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겠다고 법으로 정해놓고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훼손하는 4대강 사업 강행하는 정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대적 책임이 있는 4대강 사업이라면 공무원, 기자, 직장인, 학생 누구나 공통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 주말에 낙동강 공사 현장을 찾는 것입니다.

매주 토요일 333프로젝트 낙동강생태문화답사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문의 055-273-9008). 30명 이상 단체 참가를 희망하면 평일에도 가능합니다. 함께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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