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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메가와티 대통령 ‘반테러 목소리'

자카르타 백성영 객원기자 3신

백성영 객원기자 2001년 10월 17일 수요일

지난 15일은 인도네시아의 공휴일(Isra Mi'raj Nabi Muhammad)이었다.
이스라(Isra)는 인도네시아어 사전에 ‘(오늘날 사우디 아라비아에 속하는)메카에서 예루살렘에 이르는 마호멧의 신화적인 싸움'이라고 되어있다. 이 날을 기념하여 정한 인도네시아 공휴일인 이날 회교사원 확성기에서는 진 종일 소리가 흘러나왔다.
자카르타에서 제일큰 것은 물론이고 인도네시아 나아가 세계에서 제일 크다고 일컬어지는 회교사원인 이스티크랄(Istiqlal)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필자가 이 곳을 방문했을 때 약 30만명까지 수용가능 하다고 들은 바 있는 이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회교식 예배에 참석했었다.
그 참석자들 중에 메가와티 대통령 역시 포함되어 있다. 여느 사람들과 다름없이, 여느 여인들과 다름없이 질밥(회교여성들이 사용하는 머리를 덮는 천)을 메가와티 역시 쓰고 회교사원 바닥에 앉아 예배 의무를 다했다. 사진기자들은 잠시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메가와티 얼굴을 클로즈 업 시켰다.
메가와티는 이 날 연설에서 “테러전쟁이란 핑계로 다른 나라를 공격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이것은 그동안 진행되어오던 메가와티의 정치적 족적과는 판이한 것이었다.
강경 회교도들로 이루어진 통일개발당(PPP, Partai Persatuan Pembangunan)의 당수이자 부통령인 함자하즈(Hamzah Haz)가 지난 14일 미국을 공식비판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메가와티 대통령이 직접 미국을 겨냥한 것은(비록 그의 말에 ‘미국'이란 말은 사용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동안의 정치적 행보와 다소 거리감이 없지 않다.
인도네시아의 사회상황, 즉 과격회교도들의 데모가 점점 더 거칠어지고 확산되어 가고 있다.
공휴일인 이날은 집회.데모가 금지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슬람방어전선(FPI) 소속 회원 300여명이 모여 데모를 감행한 결과 경찰과의 충돌이 불가피했었다. 데모대는 물론 이를 취재하던 로이터 통신기자도 폭행을 당하였다. 또 10여명이 체포되어 경찰과 이슬람방어전선 회원들과의 긴장이 감돌기도 하였다. 이슬람 방어전선의 데모대 중에는 ‘FBI는 빈 라덴을 체포하라고 하였지만 FPI는 부시를 체포할것을 명한다'는 슬로건을 지니고 있는 자들도 있었다고 자카르타 포스트지는 전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 보면서 그의 심경이 바뀌었으리라 짐작된다. 테러자들에 대한 구체적 방안 제시없이 행해진 메가와티의 미국에 대한 비판의 말을 접한 함자하즈 부통령은 “메가와티 대통령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한 비판이 담긴 이러한 명확한 발언은 이슬람 교인들의 요청에 응답한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메가와티의 이러한 발언의 의미는 무엇인가. 점증하는 데모와 과격함에 밀려 후퇴를 한 것인가. 아니면 상황을 추스르기 위한 제스처인가.
만일 힘에 밀려 후퇴한 것이라면 메가와티의 다음 행동이 주목된다. 그것은 과격 이슬람들의 요구는 대통령으로 하여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한 분명한 입장뿐 아니라 미국과의 외교단절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보름정도 후에는 헌법수정을 다룰 권한을 가지고 있는 연례 상원(MPR)이 개원된다. 이슬람법을 국가헌법과 법률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부통령이 당수로 있는 인도네시아 제3당인 통일개발당이 무엇을 요구할지도 궁금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나온 메가와티 대통령의 발언은 인도네시아 경제.사회.문화적인 측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여겨진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각국(독일.호주.일본 등)과의 관계는 인도네시아 경제사활이 달린 문제이며, 이슬람 주도하의 인도네시아는 결국 종교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전 대통령인 압두르라흐만 와히드(Abdurrahman Wahid)같이 이러한 것을 감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인도네시아는 ‘민주주의(demokratik)'국가여야 한다는 것을 틈만 있으면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속한 ‘국가부흥당'(PKB, Partai Kebangkitan Bangsa)은 이슬람법인 샤리앗(Syari'at)을 국가법으로 삼으려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며,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열린 정당임을 천명하고 있다.
지금 인도네시아는 분명 기로에 서있다고 보아진다. 밝고 건강하고 강한 국가로 갈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갈것인지의 갈림길에 서있다.
현명하고 민주적 그리고 민족주의적 시각을 가진 강한 리더십이 아쉬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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