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퇴적토 봉인 풀려 먹는물 위협…28일 '낙동강 모래톱 지키기 도민 행동의날'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입니다. 1992년 유엔의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빈민국 세계 10억 인구가 물 부족에 허덕이는 현실을 극복하고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세계 공동 행동의 날로 정했습니다.

낙동강은 먹는물입니다. 물의 날에 시민들이 먹는 물 낙동강을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낙동강은 지금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물줄기는 정부의 4대강 사업 보공사로 막혀가고 있으며 바닥은 시멘트로 굳어가고 있습니다. 낙동강 모든 구간에서 포글레인과 준설선이라는 괴물이 바닥의 모래를 파헤치고 긁어모읍니다. 낙동강은 온통 흙탕물로 변했습니다. 모래를 밖으로 퍼나르는 덤프트럭은 전쟁을 하는 장갑차 행렬을 연상시키듯 강변 도로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지금 낙동강은 우주 괴물 에얼리언에게 점령당하여 살이 터져나가는 인간의 육체 같습니다.

생명의 강 낙동강은 생명의 빛을 점점 잃어가며 회색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먹는물 낙동강은 어떻게 될까요? 세계10억 인구가 겪는다는 먹는물 부족 문제는 대부분 빈민국이라 하지만 이제 동계올림픽 5위의 한국 국민이 겪을 것 같습니다.

낙동강은 살아 있었습니다. 오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음도 확인하였습니다. 정부는 낙동강 바닥이 오염된 모래로 퇴적되어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준설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시민사회는 반대하였습니다. 바닥 모래는 오염되지 않았으며 준설할 경우 수질을 오히려 악화시킨다고 하였습니다. 부산 가톨릭대학교 김좌관교수는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 검토 의견을 통해 낙동강은 과거 구미공단과 대구 염색공단의 폐수가 수십년 동안 낙동강 하류를 뒤덮었기 때문에 퇴적토를 면밀하게 조사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런 주장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최근 낙동강 달성보와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시커먼 오염 퇴적토가 발견되었습니다. 분석결과 수은 비소 등 중금속 8개 항목, 발암가능물질 디클로로메탄이 검출되었습니다. 퇴적토는 달성보와 함안보 모두 강바닥으로부터 지하 3m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오염 퇴적토는 3m 두께의 건강한 모래 덕분에 자연스럽게 격리 봉인돼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오염퇴적토의 봉인이 풀린 이상 더이상 낙동강 수질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지금 할일은 4대강 공사를 모두 중단하고 오염 퇴적토 분포 현황과 오염 현황을 조사하여 대책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퇴적토에서 중금속이 검출되기는 했지만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치가 아니므로 공사는 계속하겠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매체를 통하여 낙동강 퇴적토는 깨끗하다는 거짓 홍보를 적극 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낙동강 강바닥 지하 퇴적층에서 오염 퇴적토가 드러난 지금 정부는 낙동강 강바닥 모래가 오염돼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4대강 사업의 추진 목적을 스스로 부인하고 낙동강 퇴적토는 문제없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낙동강은 먹는물입니다. 홍보를 통하여 시민들의 눈과 귀를 세뇌시키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금속, 발암물질로 범벅인 흙탕물이 지금 우리 아이들의 입 속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나치면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저버림을 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식수 안전성을 적극 확인해주어야 합니다. 아니 먹는물은 아예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22일 인터넷 다음에서 4대강 사업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는데 토론회 중 실시간 제공되는 참여자들의 여론 추이가 재미있었습니다. 토론회를 마치고 집계된 여론에서 4대강 사업 찬성은 15% 반대는 85% 였습니다. 말미로 갈수록 찬성과 반대의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확실하게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여론은 반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이 낙동강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미 이렇게 됐으니 어쩌겠는가! 하며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낙동강은 먹는물입니다. 아이들이 낙동강물을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민들께 간곡하게 제안드립니다. 28일 지역의 많은 시민단체, 종교계가 함께 마련한 생명지키기 소망을 함께 나누는 소박한 자리가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사라지는 낙동강 모래톱 지키기 경남 도민 행동의 날' 행사에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창녕 남지에서 부곡 노리 개비리길까지, 봄이 오는 파릇파릇한 낙동강변을 걷고 품에 안겨보는 행사입니다.

창원공설운동장과 마산공설운동장에 28일 아침 9시까지 오시면 단체로 버스를 타고 가실 수 있습니다. 도시락과 돗자락와 개인 용품만 챙기시면 됩니다.

작고 소박하다 여겨질 수 있으나 낙동강을 지키는 큰 행동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생각이 아니라 작지만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전화 안내는 055-273-9006으로 합니다.

/임희자(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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