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만큼 귀한 약초…염증·종양에 특효
눈 내린 후의 산 속에서 지치를 캐기 위해서였지요. '지초' 또는 '주치' 라고 불렀던 이 약초는 뿌리가 붉은 색인데다가 그 기운이 강해서 지치가 있는 자리에는 그 주변이 붉게 변해 있어서 찾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지치는 할아버지가 영약 중의 영약으로 치는 약초라서 전설처럼 이야기만 들으며 자랐습니다. 할아버지를 따라 황매산에 올랐지만 한 번도 그것을 캐는 것은 보지 못했을 정도로 귀한 약재입니다.
단지 잎이 참깻잎처럼 생겼고 흰 단추 같은 작은 꽃이 핀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입니다. 할아버지가 젊었을 적에 황매산 깊숙이 풀 베러 가셨다가 수 십 년 된 지치를 발견하고 그 뿌리를 뽑아서 반 뿌리를 먹고는 그만 기절하여 잠이 들었다 합니다. 깨어보니 해가 져서 내려왔다가 이튿날 나머지를 찾으러 그곳을 가서 아무리 헤매도 나머지는 찾을 수가 없었으며 다른 지치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그것을 먹고 한평생 잔병치레 없었으며 힘이 장사였다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다년생 초본으로 산지 깊숙한 초원에서 잘 자라며 뿌리가 깊이 박혀 캐기가 어려운 이 지치는 야생을 보기는 거의 힘들며 요즘은 주로 재배를 합니다. 야생과의 약효 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에 야생을 산삼처럼 귀하게 여깁니다. 5~6월에 하얗고 자그마한 꽃이 피었다가 7월에 열매 맺으며 뿌리가 붉다 못해 자색을 띠어서 '자초'라고도 불렀으며 약명은 '자근'입니다.
그 뿌리의 짙은 색깔로 염색제로 썼으며 식용 색소나 화장품의 원료로 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지치의 큰 효과는 항염증, 항종양 작용이 뛰어나서 많은 병증의 치료제로 쓰였으며 건위·강장·황달·습진·피부염·화
잘 말린 뿌리 10g에 물700ml를 넣고 반이 되도록 달여서 아침저녁으로 마시면 좋으며, 뿌리를 고아 고약을 만들어 환부에 바르면 난치성 종창도 거뜬히 낫게 한다고 합니다.
/박덕선(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운영위원장)
박덕선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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