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내 화랑가와 창원 성산아트홀·진주 도문예회관 등에 미리 대관을 신청한 작가들이나 그룹수는 예년과 비슷하나 전시의 분위기와 내용이 조금씩 달라 지역별 성향을 드러내준다.

마산대우백화점 갤러리의 경우 상반기에 있을 전시는 김대화·임형준·박순흔·박동환·김수희·김순이·조현주 등 개인전과 경남서각협회·경남선면예술가협회 등 단체전, 대동제·한국보도사진전 등 후원전이 마련돼 있고, 하반기까지 대관비율을 살펴보면 개인전이 40%, 단체전이 30%, 초대·후원전이 30%를 차지한다.

창원 성산아트홀은 3월 중순까지 기획전 ‘2001 오딧세이’를 마련하고 있고, 강민 서각전·북미작가 석강 초대전과 한국화가 김미욱전 등 개인전과 창원대 미술학과와 관련된 단체전 셋, 경남여성작가회·경남현대조각가협회·경남구상작가협회·‘점으로부터…조각전’ 등 단체전, 창원야생동우회·실루엣사진동우회 등 취미모임 그룹전 등이 올 상반기에 열릴 예정이다.

진주 도문화예술회관은 이규남·윤효석·천갑령 씨 등의 서예개인전과 김묘성 서양화전이 상반기에 열릴 예정이며, 진주청년작가회·남강사진전 등 단체전, 경남교원연구회 작품전·국립현대미술관 순회전·국제한빛축제 관련 전시 등 기획전이 예정돼 있다.

또 진주에서 기획·초대전을 열며 상업화랑의 불황을 극복해가고 있는 예림화랑은 ‘아름다운 여행’, ‘양지와 음지’ 그룹의 정기전이 준비돼 있고, 박생광·조영제추모전을 11월께 열 예정이며, 올 전시의 80%를 외국작가들의 초대전으로 기획할 계획이다.

전시장들의 대관성향을 들여다보면 마산과 창원의 경우 대우갤러리에는 마산지역 작가들의 개인전과 단체의 그룹전이 많이 열리고, 창원 성산아트홀에서는 아무래도 관객을 많이 끌어모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지 그룹전이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성산아트홀에서는 나름대로 창원의 기계문명을 의식한 기획전을 꾸며 관객들의 발걸음을 유도하는 등 대중속에서 미술을 인식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진주도문예회관의 경우는 은초선생의 타계 때문인지 서예전이 유난히 돋보인다. 그러나 민간에 위탁된 지 1년이 된 지금 미술계를 변화시키거나 대중을 감동시킬만한 기획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

그리고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상업화랑인 마산 동서화랑이 2001년을 여는 의미로 ‘중견작가 3인전’으로 올 전시의 포문을 열었으나 성산아트홀 개관의 여파가 올해까지 미쳐 대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역별로 전시장이 변별성을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전문성을 띨만한 지역별로의 기획전이나 전시흐름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화된 전시효과를 내기 위해선 전시장마다 큐레이터의 역할이 중요한데 도내에는 큐레이터 문화가 정착은 커녕 제대로 태동도 하지 않아 아쉽다. 도립미술박물관도 추진하고 있으므로 지역별로 특징적인 전시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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