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미나에 좋은 전통 잔치음식

예부터 안동 지역에서는 생일, 결혼, 회갑, 상례, 제사 등 집안의 큰일을 치를 때나 집들이, 계모임, 동회 등 사회 생활을 통한 모임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모이면 손님 접대를 위해 반드시 문어를 썼다.

요즘도 상가(喪家)에 문상(問喪)을 가거나 동네 모임에 가보면, 어김없이 문어가 접빈의 음식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다른 음식이 조금 부족하고 예에 맞지 않더라도 문어만 나오면 그 집은 잔치를 잘했다고 하고, 반대로 아무리 접빈 음식이 다양하고 풍부해도 상 위에 문어가 오르지 않으면 그 집은 좋은 평을 듣지 못한다고 한다.

     


문어는 오징어와 더불어 타우린 함량이 높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졌다. 육질과 맛은 오징어와 비슷하고 미각을 돋우는 글리신과 베타인이라는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한방에선 문어를 성인병 예방과 빈혈 치료에 효과가 있고 시력 회복에도 좋은 식품으로 권장하고, 먹통의 먹물은 치질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악마의 물고기'라 하여 거의 먹지 않는다.

몸통, 머리, 다리로 구성되며 다리는 8개다. 문어는 백합 등 조개류를 먹을 때 조가비(패각, 껍데기)가 닫히지 않도록 껍데기 사이에 작은 돌을 끼워 넣기도 하며 때로는 자신의 다리를 잘라 먹으면서 자란다.

한자어로는 팔초어(八稍魚)라 했고, 그밖에 장어(章魚)·팔대어(八帶魚)라고도 했다. 참문어(문어보다 훨씬 작고 흔한 왜문어를 말린 것, 피문어)와 구별하려고 물문어(水文魚)라고도 부른다. 두족류(頭足類) 중에서 가장 크며 몸길이 3m, 몸무게 30㎏인 초대형 문어도 있다.

살짝 데쳐 문어(초)회로 만들면 남성에겐 스태미나 식품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여성들에겐 생체 리듬(또는 피부) 유지와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우선 문어를 고를 때 암컷보다 수컷을 택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살이 부드럽고 빨판의 크기가 일정하게 배열돼 있으면 수컷이고, 불규칙한 건 암컷이라고 한다.

문어를 손질할 때는 대부분 소금을 뿌려 문지르는데 소금 대신 설탕을 쓰는 게 좋다. 소금을 쓰면 더러운 모래를 씻어내는 것 외에도 살에 탄력을 주고 상하는 걸 막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삼투압 현상도 일으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맛까지 함께 나간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설탕을 쓰면 소금과는 반대로 재료에 배어 있는 수분을 유지하면서 오래 저장할 수 있게 된다.

◇문어 숙회, 만들어 볼까?

1. 머리를 뒤집어 먹물 통, 내장, 알을 꺼내서 버린다.

2. 내장을 손질한 문어에 설탕을 뿌려 문질러서 빨판에 붙은 이물질을 씻어낸다.

3. 무를 넓적하게 썰어 넣고 소주 한 잔·식초 1술을 넣고 끓이다가 무즙이 우러났을 때 데치면 부드럽고 빛깔도 곱고 맛있다. 문어는 오래 삶으면 질기다.

△포인트 : 1.5~2㎏ 문어는 12분 정도 삶으면 적당하다. 크기에 따라 시간은 조절한다. 그런데 문어는 크기가 달라 삶는 시간을 맞추기가 까다롭다. 그래서 삶은 물이 보라색으로 변하면 그 때에 익힌 문어를 건져 그대로 식힌다.

/허정주(LG아워홈 조리실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