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대만은 60년대 초반 특공대 침투나 공습등으로 중국의 핵기지를 폭파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했던 것으로 12일 밝혀졌다.

홍콩 일간 명보는 미국이 최근 기밀 해제한 문서들을 인용, 63년 9월 존F. 케네디 대통령 정부가 중국의 핵무기 개발을 우려, '미-대만 공군의 합동 폭격이나 특공대를 침투시켜 폭파'하는 등 군사계획을 수립했었다고 보도했다.

국가안전 관련 문서 보관실 소속으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의 비밀회고록을 공동으로 정리 출판한 바 있는 포웰과 리처선(李徹森) 연구원도 미국의 군사잡지'국가안보(International Security)' 최신호에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공개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63년 9월 장징궈 대만 국방부장이 미국을 방문하자 중앙정보국(CIA) 관계자와 함께 장 부장을 만나 300~500명의 특공대를 대륙에 침투시켜 핵무기 시설을 파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두 연구원이 취득, 공개한 문건들에 따르면 장제스 대만 총통은 중국이 64년 10월16일 처음으로 원폭 실험을 실시하자 대경 실색, 중국이 핵기술을 확보하기 전에 합동 군사작전을 펼치자고 미국에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1년 전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후 대통령직을 이어 받은 린든 존슨 대통령 정부는 중국의 월남전 개입 가능성 등을 우려, 대만의 강력한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존슨 대통령은 당시 중국의 핵무기 개발을 크게 우려하지 않았으며 단지 동맹국들에 대해 중국에 대한 하이테크 제품의 수출을 통제하도록 요구하는 데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정부와 대만의 대중 합동작전 구상은 미국이 앞서 모스크바측에 군사나 외교적 수단을 이용, 중국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자고 제의했으나 흐루시초프 서기장의 거부로 좌절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은 당시 U-2 정찰기와 위성 사진 등을 이용한 대대적인 정보수집 활동을 통해 중국이 50년대 중반부터 핵개발에 나선 증거를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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