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는 말이야. 자기가 못치면 더그아웃에 들어와 심판 볼판정을 놓고 한참이나 떠들어. 그런데 잘 칠 때는 조용하더라고”. 강병철 롯데 감독이 이렇게 말하는 인물은 외국인 타자 호세 펠릭스(41). 요즘 들어 호세의 불평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쳤다하면 홈런이요, 방망이만 대면 안타니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 1일까지 호세는 2할5푼4리에 그쳤다. 그러나 2일부터 SK와 KIA를 만나면서 바짝 힘을 냈다. 6연전에서 20타수 11안타로 타율이 무려 5할5푼에 이른다. 11안타 가운데 4개가 홈런이다. 11타점을 쓸어담았다. 이 정도면 ‘6월의 사나이’로 불리어도 손색없다.

SK와의 3연전에서 홈런 두 방으로 방망이를 조율한 뒤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홈런 2개와 8안타를 쓸어 담았다. 8일 경기에서는 6회초 시즌 10호 좌월솔로포를 터트려 홈런 더비 단독 1위에 올랐다. 타율도 2할9푼으로 끌어올렸고 타점도 29개로 불어났다.

호세의 활화산 타격을 지켜본 서정환 KIA 감독은 “쟤가 그렇게 헤매던 호세가 맞아?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친구라 다르긴 다르다. 정말 좋은 타자다. 몸이 예전 같지 않은데도 노련함으로 타격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서 감독의 말대로 시즌 개막 후 호세는 예전만 못했다. 초반에 반짝했지만 예전의 파워풀한 스윙이 실종됐고 빠른 볼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늠할 수 없는 나이 탓에 허리가 안돌아 팔로만 친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마이로우와 함께 퇴출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6월 들어 호세를 안좋게 보던 도끼눈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강 감독도 호세가 나가서 잘치고 더그아웃에서 입을 다물고 있으니 흡족한 표정. 지금 같은 타격이 계속 이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들어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최하위 탈출 가능성이 보이고 있고 소방수 노장진과 공격 첨병 정수근도 9일 1군에 합류했다. 드디어 시즌 최강의 전력으로 여름 대공세를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호세의 불꽃 타격은 최대의 호재임에는 분명하다.

/이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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