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암소만 고집하는 진국

겨울의 끝자락이다. 추격하는 봄기운을 시샘하듯 동장군이 눈까지 펑펑 쏟아냈다. 생각만 해도 속까지 뜨거워지는 말 그대로 ‘소문난 장터국밥집’을 찾았다. 지금은 사라진 함안면 장터와 함께 세월을 보낸 대구식당이다.

▲ 석쇠불고기
허름한 스테인리스 문을 ‘삐걱’ 열면 뿌연 김이 먼저 반긴다. 한편에서는 할머니가 국밥국물이 동나랴 진한 새 국물을 연거푸 붓고 한편에서는 아주머니가 쉴새없이 수육을 나른다. 뿐만 아니다. 바로 옆에는 콩나물이 적당히 익혀지고 있고 연탄 석쇠불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다. 손님이 워낙 많아 조그마한 공간에서 이 모든 모습들이 연출된다.

어머니 김갑순(74)씨와 아들 이경구(43)씨 2대가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은 밥 시간 때면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한다. 옛 장터공간은 손님 차들로 빽빽히 채워진 너른 주차장이 됐다. ‘장사 잘된다’는 소문을 듣고 뒤늦게 합류한 국밥집들이 줄줄이 늘어서 마치 국밥거리와 같다.

김갑순씨는 35년째 국밥재료로 한우암소만 고집하고 있다. 소고기 국밥은 국물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큼직하게 썰어져 있는 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질퍽한 감촉이 감돈다.

▲ 국밥
“한우암소랑 황소랑은 천지차이지예. 황소는 아무래도 암소에 비하면 질기고 비린내가 많이 납니더. 한우암소 먹다가 다른 놈 못 먹지예.”

김씨는 허리를 펴기도 힘들 정도지만 국물만은 직접 우린다. 오래 끓이면 텁텁한 맛이 생길까봐 사골을 넣고 반나절 이상 푹 고아서 우려낸 국물에 미리 양념까지 넣은 진한 소고기 국물을 수시로 붓는다.

석쇠불고기는 등심으로 한다. 기름이 자글자글 스며 나오면서 고소한 맛이 우러나기 때문이다. 함안 특산물 마늘의 단맛이 쏙 배어나 불고기의 고소한 맛을 한층 돋운다.

주말에는 두 배로 바쁘다. 바로 뒤 여항산을 올랐다가 ‘뜨끈한 그릇’이 그리운 이들이 찾고 또 찾기 때문이다. 언 몸을 사르르 녹이는 뜨거운 국밥 한 그릇의 매력은 그 누구도 잊기는 쉽지 않을테다.

   
 
 
△ 위치 : 함안군 함안면 북촌 957번지

△ 전화 : (055)583-4026

△ 주요메뉴 : 소고기 국밥 4500원, 한우 불고기 1인분 2만5000원, 돼지수육 8000원, 돼지불고기 8000원

△ 영업시간 : 오전 8시~오후 8시

△ 주차 : 가능

△ 좌석 : 150석

△ 쉬는 날 : 없음

△ 카드 : 모든 카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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