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형제의 난' 이후 검찰 수사를 받아온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사의를 표명했다.

KBO는 25일 박용오 총재가 일신상의 이유로 다음달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사퇴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지난 1998년 12월 구단주 출신으론 처음으로 프로야구 수장에 오른 박 총재는 역대 최장수인 7년을 재임한 끝에 물러나게 됐다. 12대 KBO 총재인 박 총재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였다

박용오 총재는 취임 초기인 1999년 FA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2000년 모 그룹 부도로 어려움을 겪던 쌍방울 레이더스 문제를 처리하고 SK 와이번스의 창단을 이끌어냈다. 2001년엔 역시 모 기업 부도로 곤란을 겪던 해태 타이거즈를 기아자동차가 인수하도록 하는 등 IMF 이후 어려운 시기에 프로야구 수장 역할을 맡았다.

박 총재는 재임 기간 프로야구 재원 확보와 아마야구 지원 등의 성과도 이뤄냈다. 2000년 삼성증권과 프로야구 최초로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을 채결, 매년 40억 원 이상의 수익원을 확보했고 2003년부터는 재정난으로 파행 운영되던 대한야구협회에 2003년부터 매년 10억 원씩 지원금을 보조하고 있다.

얼마 전 일본에서 치러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도 박 총재가 네고로 일본프로야구기구(NPB) 커미셔너와 함께 이뤄낸 작품이다. 박 총재는 그러나 지난해 8개 구단 선수들이 두루 연루된 병역 파동이 터져 여론의 질타를 받은 데 이어 두산 그룹 비리 관련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재임 말년이 순탄치 않았다.

KBO는 다음달 중순쯤 이사회를 열고 후임 총재 선임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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