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독자모임 릴레이인터뷰(1)김용택 공동대표

지난 10월31일 대우백화점 18층 열린홀에서는 지역언론사상 처음으로 '독자모임'이라는 이름을 붙인 단체가 창립됐다. 시민들이 '특정' 언론을 지원하고 감시하기 위해 자발적 조직을 만든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일. 더욱이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노동, 농민, 여성, 시민,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우리 사회의 개혁과 진보를 위해 앞장서 싸워온 인물들이 거의 망라돼 있다.

많고도 많은 언론 중에서도 유독 '경남도민일보 독자모임'이 창립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경남도민일보가 '특정 개인의 소유'가 아닌 '사회적 소유'의 언론이기 때문일 터. 6300여 도민주주의 뜻을 모아 창간한 신문이 첫마음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감시하고, 혼탁한 신문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사회적 소유' 언론의 독자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개의 조직이 그러하듯, 초대 집행부를 어떤 사람이 맡느냐에 따라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뿌리를 내리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5인의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에 경남도민일보는 한국언론의 새로운 실험이랄 수도 있는 '독자모임'의 공동대표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언론상과 향후 계획을 들어봄으로써 향후 지역언론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향후 독자모임은 초청강연회와 포럼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독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드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의 의식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자연스레 독자배가운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 김용택 공동대표
지난 99년 도민주주신문 창간추진위 준비위원장과 공동대표를 맡은 인연으로 지금까지 경남도민일보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김용택 교사. 그는 지난 10월 31일 창립된 '경남도민일보 독자모임'에서도 고용수, 김소봉, 박흥석, 이병하씨와 함께 5인의 공동대표 중 한명으로 선출됐다.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으로 94년 복직했지만, 해직 기간으로 인해 교감 교장 승진도 포기한 채 내년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김용택 공동대표를 재직중인 마산 합포고등학교에서 만났다.

-경남도민일보와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전 경남매일 시절 김주완 기자와 '솟대'라는 지역사모임의 회원으로 활동하다 교육칼럼을 쓴 계기로 경남도민일보 창간추진위 준비위원장과 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창간부터 매주 ‘김용택의 교육이야기’란 코너로 교육칼럼을 썼고, 지금도 논설위원으로 사설을 쓰고 있다.

-경남도민일보가 다른 신문과 어떤 점이 다르다고 보나.

△정체성이 완전히 다르다. 토호세력들의 대변지 노릇을 하고 있는 신문사와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는 경남도민일보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습지 않느냐.(웃음)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을 끝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한탕주의 기사에 의존하는 다른 신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것도 많은 게 사실이다. 노동문제, 농민, 교육 등 사회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약한 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과정에서 가끔 약한 모습이 보인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기사나 기자가 있다면.

△김주완 기자가 쓴 계도지 철폐 기사다. 근본적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문제 제기를 통해 뿌리를 뽑고, 끝내 폐지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이런 기사들이 경남도민일보만이 할 수 있는 장점이다.

-보수색 짙은 경남에서 개혁과 진보를 내건 경남도민일보가 뿌리내릴 수 있었던 배경은 뭐라고 보나.

△보수언론 일색인 경남에서 유일하게 개혁을 기치로 내건 도민일보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경남도민일보에서 특별히 아쉬운 점, 또는 보완이나 개선해야 할 점은.

△직원들의 경제적 여유가 늘 아쉽다. 이는 기자의 자질과도 맞물리는 문제며, 결국 신문의 질과도 관련된 문제다. 또 전문기자가 부족하다. 철학을 가지고 기사를 써야한다. 제도적으로 가능된다면 수습기자 시절부터 전문적인 연수를 통해 전문기자가 될 수 있도록 회사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 가끔 기사를 보면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폭넓은 취재원을 확보하고 자문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과 인간관계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열악한 취재환경을 이겨낼 수 없다고 본다.

   
-독자모임이 구독자 확장을 겸한 회원모집에 적극 나서기로 했는데, 구독권유라는 게 쉽지 않다. 특별한 전략이 있나.

△독자들이 안볼 수 없는 신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기자의 자질과 맞물린다. 좋은 기사를 발굴하고 약한자의 목소리를 듣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기사로 승부를 내는 것만큼 좋은 구독권유는 없다고 본다. 우리신문, 봐야 되는 신문을 만들어야 된다. 기획기사를 통해 끊임없이 문제를 짚어내야 한다. 그리고 독자모임은 독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 즉 초청강연회나 현안에 대한 포럼 등을 통해 독자들의 의식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자배가운동으로 연결시켜 나갈 것이다.

-독자모임을 통해 꼭 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독자모임은 전직원들과 한가족이라는 마음으로 독자배가운동에 집중해야겠지만 향후에는 비판적인 집단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도민일보가 당초 창간취지를 지켜 나가면서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하고 한편으로는 쓴소리도 할 것이다.

-경남도민일보 기자와 사원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좋은 신문, 질 높은 신문, 약한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노력해야 한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고생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명감을 갖고 사회변혁의 주도자로서 일해 주었으면 한다.

-독자들, 또는 시민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6300명의 도민이 힘을 합쳐 만든 이런 신문사가 있다는 것은 경남의 자랑이며 자부심이다. 도민일보에 대한 칭찬과 격려에 인색하지 말고, 잘못된 길을 가면 잘못되었다고 과감히 비판을 해야 한다. 약한 자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항상 애정어린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

/독자사업본부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