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프로농구판에 감독들의 자진 사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구단에서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계약기간이 남은 감독들의 등을 떠밀었지만 이번 시즌들어서는 감독들 스스로 용퇴를 선언하고 있다.



`코트의 잰틀맨' 삼보 최종규 감독이 3일 느닷없이 기자회견을 갖고 전격 사퇴를 선언하더니 동양 최명룡 감독도 5일 사령탑을 사임했다.



이들은 한결 같이 이번 시즌 끝날때 까지만 팀을 맡아 달라는 구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과 팀 발전을 위해 사퇴를 고집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지도 스타일로는 팀 분위기를 바꾸는데 한계가 있고 선수들에게 냉혹한 프로세계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사령탑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들의 사퇴변이다.



또 팀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리에만 연연한다는 불명예를 감수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단으로써는 여간 고민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사령탑 교체로 팀 분위기를 바꿔 보고 싶은 마음이야 있지만 지도자 그룹이 뻔한 농구판에서 감독 교체는 현실적으로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지도력이 부족하고 팀 사정도 잘 모르는 어설픈 감독을 영입하면 오히려 성적이더 나빠 질 수 있어 기존 체제로 이번 시즌을 끝낸 뒤 새로운 사령탑을 구하는게 팀전력에 보탬이 된다는 계산이다.



결국 삼보와 동양은 김동욱 기술감독과 김진 코치를 각각 감독대행으로 승격시키고 종전 감독들을 총감독(최종규)과 기술고문(최명룡)으로 임명, 팀에 묶어 두는방법으로 분위기 변화와 운영의 기본 틀 유지라는 동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프로농구 관계자들은 삼보와 동양 감독들의 자진 사퇴로 지도자들 사이에서 성적에 스스로 책임지는 새로운 풍토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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