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 현대건설이 끝내 2001겨울리그에 불참을 선언, 리그의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3일 여자프로농구연맹에 선수폭력 사태로 제명된 진성호감독에 대한사면이 이뤄지지 않으면 8일부터 시작하는 겨울리그에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연맹은 한번 내려진 결정에 대해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현대건설의 불참은 거의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농구단 김진석 사무국장은 “진감독을 대신할 적임자가 없어 사령탑 없이는 대회 참가가 불가능하다”며 “연맹이 선처를 내려주지 않는다면 이번 대회는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대회 개막을 불과 4일밖에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현대건설이 불참을 결정함에 따라 겨울리그는 5개팀만이 참가하게 돼 일정 변경 등 대회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빚게 됐다.



특히 ‘미시 가드' 전주원을 비롯한 호화 선수진을 거느려 우승 후보로도 꼽혀온 현대건설이 불참함에 따라 여자프로농구 관중 동원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시드니올림픽에서 기대 이상 선전으로 4강에 오르면서 치솟기 시작한 여자 농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건설은 선수를 구타하고 이를 은폐하려 한 사실이 밝혀져 지난 7월 제명된 진 감독을 5개월간 해임하지 않고 버텨왔다. 그러나 막판 대회 불참을 볼모로 원칙을 뒤엎으려는 태도를 보인데 대해 팀의 이해를 위해 여자프로농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맹도 경영난에 빠진 현대건설로부터 이미 오래전 리그 참여가 어렵다는 뜻을 전달받았는데도 리그 운영에만 급급한 나머지 오히려 구단에 끌려다니다 파행 운영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WKBL은 현대건설이 불참이 사실상 확정되자 “5개팀으로 리그를 꾸려나가겠다”고 밝히고 4일께 중계방송권 계약이 마무리되는대로 경기 일정 등을 다시 편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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