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시비 20대 유치장 안 자살 CCTV 녹화도 안돼

속보=경찰서 유치장에서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의 유치인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i도민닷컴 5일 오전 9시30분 보도>

지난 5일 오전 6시 40분 송모(29)씨는 마산시 오동동 도로에서 술값시비로 경찰에 연행되었지만 신원조회 결과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부터 사기죄 100만원으로 수배되어 있었던 상태라서 검찰의 형집행장을 발부 받아 마산중부경찰서 유치장 4호실에 입감되었다.

경찰관계자가 유치인이 목을 맨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송씨는 입감된지 30분만인 7시 10분께 높이 1m 60cm 쯤 되는 유치장 쇠창살에 자신의 등산복 상의를 벗어 목을 맨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근무일지대로라면 당시 송씨가 입감되었던 유치장 2∼3m 거리에는 두명의 경찰관의 당직 근무를 서고 있어 쇠창살에 옷을 끼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을 경우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송씨는 그대로 방치되었다.

"유치장 당직 근무자 없었나"

이에 대해 이씨의 아버지 송모씨는 “당직 경찰관이 마주보는 거리에서 두명이나 있었는데 어떻게 아들을 볼 수 가 없었느냐”며 “이는 경찰관이 근무자체를 서지 않았거나 태만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사실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유치장 안에 설치되어 있던 CC TV를 확인해보기도 했지만 이 조차도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치장 4개 호실에는 각각 1대씩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유치장 내부에 2개가 작동되고 있어 실시간으로 유치인들의 행동을 살피고 녹화하게 되어 있다. 이는 유치장과 연결되어 있는 수사지원팀과 상황실에서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4일 오후 3시 11분 33초부터 5일 9시 45분 39초까지 CC TV 녹화는 되어 있지 않았다. 이 시간은 사건이 발생한 시간을 포함하고 있어 경찰이 CC TV를 지웠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하지만 4일 발생한 지하주차장 접촉사고 관계로 CC TV 확인 후 매뉴얼에서 녹화 버튼을 작동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측의 설명이다.

"CCTV 고의로 지웠나"

5일 경찰 관계자는 “4일 오후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접촉사고를 확인하기 위해 민원인의 요구로 CC TV를 확인한 후 다시 작동 버튼을 누르지 않아 이런일 발생했다 ” 며 “공고롭게도 사건 발생 시간에 이런 일이 발생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사후 대처도 미흡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송씨의 유족이 송씨 자살에 의혹을 제기하며 유치장을 열어달라는 거센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담당 검사의 지휘가 있어야 한다며 유치장을 공개하지 않다가 사건 발생 5시간도 훨씬 지난 뒤에야 검사의 지휘를 받아 유족과 취재진에게 현장을 공개했다.

신임 마산중부경찰서장에 정수태 총경

경찰청은 5일 마산중부경찰서 유치인 자살사건과 관련, 송유찬 경찰서장의 지휘책임을 물어 직위해제(경남지방경찰청 경무과 대기발령)조치하고, 후임 서장에 부산지방경찰청 정수태 정보통신과장을 임명했다.

또 부산지방청 정보통신과장에는 서울지방청 생활안전과 현재섭 경장(승후)을 전보발령했다.

하지만 이도 카메라를 제외한 취재기자만 입회하게 해 유족을 비난을 샀다. 하지만 취재진이 돌아간 뒤 2시간 이후에 다시 언론사의 카메라 취재를 허용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송유찬 중부경찰서장 직위해제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건 지휘 검사는 유족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사체를 부검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마산중부경찰서 송유찬 서장은 유치인 관리 허술에 대한 책임을 지고 5일 직위해제 당했다. 마산중부경찰서는 1년도 되지 못한 채 부하들의 실수로 지휘관이 다시 직위해제 당하는 일이 발생해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5월에도 경찰 간부의 미성년자 성관계로 인한 책임을 지고 해당 지휘관이 직위해제 당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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