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농업 위기·도시민 무관심 파헤쳐
원작은 일본 연극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연출가 겸 극작가인 노다 히데키가 2000년 일본에서 초연했다. 당시 일본 사회적 전체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소중하지만 잊히는 ‘농업’의 소중함과 도시 대중들의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가진 위험성을 지적한 원작을 도쿄라는 배경에서 서울로 옮겨놓았다. 원작을 특별한 수정 없이 직역한 작품이지만 높은 경제력에 비해 취약한 일본 농업과 우리 농업의 유사한 상황 때문인지 한국 관객에게도 꽤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이강토(조영진 분)의 마지막 대사 ‘이것은 … 시골이 도시를 짝사랑한 얘기다. 서울에는 이젠 시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를 통해 농촌이 현재 처한 상황과 도시민들의 무관심을 파헤치고 있다.
<농업소녀>는 양식적으로도 26개 장면을 4명의 배우가 테이프와 의자 2개로 표시된 철길 세트 하나만으로 극을 끌어가는 ‘가난한 연극’을 내세우고 있다. 배우들은 호흡과 움직임, 소리라는 연극적 요소만으로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1인 18역 이상을 해낸다. 정동숙의 코믹한 연기 뿐만 아니라 조영진·김경익 등 한번 이상 주요 국내 연극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연희단 거리패의 대표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력도 볼 만하다.
11년 만에 소극장 연극을 선보이는 이병훈 연출가는 “<농업소녀>는 도회적 문화가 보여주는 야만성에 대한 엄중한 연극적 경고이자 천박한 자본주의 풍토를 향한 우리극연구소가 펼치는 게릴라전의 시작”이라고 작품의 의미를 부여했다.
오는 29일까지 서울 게릴라 극장 공연을 마치고, 부산 가마골 소극장에서 다음달 19일부터 6월 16일까지 공연된다. 올 7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도 이 작품을 볼 수 있다. (02)763-1268, (055)355-2308.
이시우 기자
hbjunsa@idomin.com
자치행정1부(정치부) 도의회.정당 담당 기자로 일하다가 경제부 (옛 창원지역) 기업.산업 담당 기자하다가 올해(2019년) 1월 1일부터 노조(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 지부장하고 있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