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삼진 ‘4·3의거’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

1919년 기미독립만세운동 당시 마산 삼진지역 주민들의 항일 의지를 드높였던 4·3 의거 기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해방 직후 삼진의거 희생자의 넋을 달래기 위해 최초로 건립된 ‘창의비’가 제대로 관리도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46년 주민 자발적으로 세운 ‘창의비’

4·3 의거와 관련해 알려진 유적으로는 지난 63년 건립된 마진 국도변의 ‘창의탑’이 있지만, 최근 발견된 ‘창의비’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특히 ‘창의탑’은 지역유지들과 국가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창의비’는 그보다 17년이나 먼저 시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세워진 최초의 기념비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 ‘창의비’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3월 지역에 사는 민간인들에 의해 진동읍에서 지산교로 가는 산자락 모퉁이에 선행비 2개와 애민비 1개와 함께 세워졌다.

현재 이 비석은 마진 국도 확장공사로 인해 원래 세워진 위치에서 산자락 뒤쪽으로 밀려나와 있는 상태였으며, 비석 뒤쪽에는 15m 높이의 절개지, 비석 앞쪽에는 낙석방지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다. 더구나 국도변에 차가 다니고 있어 사람들의 눈에 띄지도 않는 상태다.

공사에 밀려나고…절개지 아래 방치

이 때문에 ‘창의비’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채 아무도 관리하는 기관이나 사람도 없이 방치돼 있다.

이 마을에 사는 한 주민은 “일제시대 희생당한 사람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비석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동네에서 오래 산 사람들이나 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석이 있는 것조차 모른다”며 “누가 찻길에 서있는 비석에 관심을 갖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역사 전문가들은 국도변에 방치된 ‘창의비’를 현재 ‘창의탑’이 세워져 있는 곳으로 옮겨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남대 인문학부 유장근 교수(역사학)는 “창의비는 해방 직후 삼진 의거를 기념하는 최초의 기념비이기 때문에 63년 지역인사와 국가가 주체가 되어 만든 창의탑과는 의미가 다르다”며 “창의비를 창의탑이 있는 곳으로 옮겨 정당한 예우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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