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미꾸라지만 고집...겉모양 같지만 속이 ‘진품’
6년 전 문을 연 ‘옛날 추어탕’은 주택가에 자리잡은 30여 석 규모의 작은 식당이다. 메뉴도 소박하다. 여름에는 국수 같은 특별 메뉴가 따로 나오지만, 평소에는 추어탕과 논우렁이·미더덕·바지락을 넣고 만든 찜, 두 가지가 전부다. 추어탕이든 찜이든, 고등어조림·고추장아찌 등 10여 가지 반찬이 나오기 때문에 집에서 먹는 것만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추어탕은 성인남자 한 사람이 먹어도 충분할 양의 한 그릇에 밥 한 공기까지 5000원, 찜은 4명이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작은 것이 1만5000원, 좀더 큰 것이 2만원이다.
보통 주택가 식당은 가까운 이웃으로 배달해 주기도 하지만, ‘옛날 추어탕’은 박숙이(58)씨가 혼자서 꾸려가고 있는 터에 배달은 하지 않는다. 영업시간도 점심시간인 12시 전후부터 오후 8시 즈음까지다. 매주 일요일은 쉰다.
△ 이런 점이 좋다! = 요즘에는 100% 자연산 미꾸라지로 만든 추어탕은 물론이고, 국산 미꾸라지로만 만든 추어탕도 보기가 힘들다.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산 미꾸라지나 다른 생선을 섞기도 한다. 하지만 ‘옛날 추어탕’에서는 국산 미꾸라지로만 추어탕을 끓인다.
“나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안 거지만, 중국산이 섞여있으면 구수한 맛도 덜하고 조미료를 넣지 않으면 시원하지도 않고 국물 색도 맑지가 않습니더. 그러면 당장 내가 못 먹겠는데 손님한테 어떻게 주겠습니꺼.” 그래서 박씨는 꼭 창녕에서 가져오는 국산 양식 미꾸라지를 쓴다고. 중국산 미꾸라지는 삶아서 채에 내릴 때 구수한 냄새가 나지 않고 가시와 살이 잘 발라지지 않아 금방 알 수 있단다.
자신의 집 바로 아래에 식당을 꾸려, 손님이 자기 가족들이고 이웃이라 반찬 하나도 대충 만들 수 없다는 박씨. 추어탕을 만들 때에도 미꾸라지를 바락바락 씻어 삶고 채에 내려 배춧잎을 통째 넣고 끓여내는 옛날 방식 그대로 만든다.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구수하고 시원하다. 반찬도 전부 국산 재료로 직접 만든 것들이다. 보양식이 따로 없다.
그래서 찾는 사람도 많다. 인근 학교의 총동창회나 야유회 등 큰 행사 때에 빠지지 않고, 서울과 일본에서 몇 달마다 한번씩 반찬과 함께 택배로 보내달라는 사람도 있을 정도란다. (055)282-2560.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