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햇동안 도내에서는 사천의 늑도패총과 밀양 박익묘를 비롯해 고성송학동 고분군, 진주성 촉석루외곽, 의령 경산리 고분군 등 총 18건의 발굴이 있었다. 이중 최대 이슈는 단연 사천 늑도패총과 밀양 박익묘에서 나온 벽화고분으로 손꼽힌다.

▶늑도패총 = 늑도패총은 사천시 늑도동에 위치하는데 섬 전체가 초기 철기시대의 대규모 복합 유적이다. 1979년 처음으로 유적의 존재가 알려지고, 이후 수 차례의 지표 조사와 1985년과 86년의 2차에 걸친 발굴 조사로 유적의 성격이 밝혀지게 되었으며 다시 지난 98년 5월부터 사업비 10억원과 지난 99년 12월부터 1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추가발굴한 것이다.

그러나 경남도지정 기념물75호인 늑도동 일대에 분포되어있는 늑도패총이 연륙교 가설로 인해 훼손될 위기까지 보이고 있는데다 어느 것 하나 자료로 보관해두지 못하고 유물도 발굴작업에 참가했던 학교와 박물관에 흩어져 보관돼 있는 실정이어서 유물보관을 둘러싼 해법이 쉽지않다. 늑도패총에서는 현재까지 옹관묘·토광묘·민무늬 토기·덧띠토기 등 8t트럭 3대분이 넘는 유물이 발굴된 상황이라고 관계자는 전한다. 따라서 뜻있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예산이 나오지 않는 국토관리청만 바라보고서 앉아있다가는 우리지역 유물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섬은 섬대로 땅만 앙상하게 남을 것이라며 유물전시관마련에 대한 논의가 있으나 뚜렷이 드러난 것은 없다.

▶밀양 송은 박익묘 벽화 = 지난 9월 22일부터 발굴하기 시작해 올연말까지로 예정된 밀양시 청도면 고법리 134의 고려말 송은 박익선생(1322~1398)의 분묘에선 유물도 유물이지만 화려한 벽화가 발견되어 화제를 모았다.

벽화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고분벽화 중에서 가장 잘 그려졌고 연대가 뚜렷한데다 개인사적 측면에서도 기록의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이를 사적으로 가지정해 놓은 상태며, 발굴결과보고서를 토대로 사적지정여부를 가리게 된다.

벽화는 높이 110㎝·가로 250㎝·세로 100㎝의 네벽에 그려져있는데 1987년 도굴당시 구멍이 나는 바람에 습기가 차서 그림이 벗겨져 훼손이 심한 상태였다. 그림은 판석에 석회를 칠한 후 그 위에 검은 붓으로 외곽선을 데생한 후 안에 붉은 색과 남색·검은 색을 채색해 넣은 것으로서 4인 1조의 인물·말·생활도구 등이 건너편 벽면과 상호 대칭적으로 같은 그림이 그려져있다. 벽화가 보여주는 상호대칭관계와 기법 등이 당시 회화사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되고, 그림에 묘사된 옷차림 등은 복식사·풍속이해에 소중하다. 또한 빠뜨릴수 없는 것이 지석. 지석은 피장자와 가족관계, 그리고 축조시기를 소상히 밝히고 있어서 박익선생 개인적인 사료적 측면에서도 귀한 것들이다.

▶문화재안내판 개선작업돌입 = 문화재안내판이 너무 어렵고 전문적이어서 중학생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경남도 문화재안내판 개선작업’에 대한 토대가 마련되어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문화재안내판 개선작업은 문화재청(청장 서정배)이 ‘문화재 안내 설명문이 대부분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와 전문용어로 표기되어 있어 전국의 모든 문화재 안내판에 대하여 관광객 입장에서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고치고 이를 영문으로 번역하여 문화유산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국내·외 관광객들의 이해를 높이도록 정비, 문화재 안내판을 전면 새로 제작 및 교체키로’ 함에 따라 지자체별로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경남도는 이에따라 총 5800여만원을 들여 연내 경남대박물관과 인제대 가야문화연구소와 계약을 체결한 뒤, 도내의 지정문화재 1057점에 대해 최근 계약체결을 완료하고 개선작업에 착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기간이 짧아 대대적인 현장조사를 겸한 개선작업이 될지, 단순 문구만 바꾸는 수준으로 처리될 지가 관건으로 남아있다.

▶문화재 관리소홀 = 12월 중순 밀양 표충사(기념물 17호)내 내원암이 화재로 소실되어 문화재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관리소홀부분에 대해선 책임론이 분분하다. 도관계자는 “문화재로 지정만 되면 모든 관리를 정부나 지자체에 미루는 경향이 있다. 예산타령만 할 성질은 아니라 일차적으로 문화재를 관리할 주체가 책임미루기식으로 일관하는 태도부터 고쳐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무형문화재 = 지난 60년 오광대놀이의 하나로 산대도감극(山臺都監劇)계통의 탈놀이인 ‘고성오광대’에 입문해 지난 71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받았던 허판세(중요무형문화재 7호)옹이 향년 80세로 별세했다. 전남 순천 낙안읍성에서 열린 41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는 마산지역 사찰을 중심으로 전승돼 온 불교전통의식 ‘마산 불모산 영산재(靈山齋)’가 제41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종합우수상(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역사문화센터 설립 = 지난 9월 15일 경남발전연구원내에 발굴전담기구인 ‘역사문화센터’(책임연구원 이성주)가 설립되어 향후 문화재발굴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역사문화센터는 크게 △대규모 구제발굴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조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 △지표조사·유물의 정리 ·보관 보존에 공적인 책임을 다한다는 것 △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 △유적의 재해석과정을 통해 문화재에 대한 활용방안 강구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12월말 현재 기존의 경남발전연구원내 사무실을 쓰고 있으나 경남대인근에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 내년초쯤엔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마산 시립박물관 건립논의 = 마산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립박물관의 위용이 드러났다. 마산시 합포구 추산동 산 16-1에 부지 2500여평·건물 476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총 42억여원의 사업비로 추진되고 있는 마산시립박물관은 전시내부공간이 완료단계에 이르렀다.

문제는 전시물인데 시관계자는 이를 위해 시민소장유물찾기를 꾸준히 해와 유무상 기증유물이 1200여점에 달하며, 기타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유물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초엔 본격적인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유물의 성격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개관예정이다.

▶창원역사과학박물관 논의 = 창원시는 지난 11월 17일 시청 2층 강당에서 일반시민과 관계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창원역사과학박물관 건립에 따른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의 중지는 박물관의 필요성 부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을 이뤘으나 건립위치, 박물관의 성격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속출해 내부적으로 검토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2월께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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