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부터 토익시험을 2달 혹은 3달에 한번씩 꾸준히 쳐왔다. 토익을 꾸준히 치고는 있지만, 솔직히 토익이 우리의 영어실력을 가늠해 줄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토익학원을 8개월 정도 다니면서 토익에 대해 느낀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토익시험에 대한 요령을 많이 알고 있구나’하는 정도다.

토익학원을 다니면서 도움이 된 것은 영어공부의 습관을 길러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토익시험의 요령을 배운 것이 제일 이득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요령도 토익시험지에 내용을 간략히 체크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listening이나 reading 모두 체크를 해야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올해 4월부터 토익시험을 치는데 있어 시험지에 체크를 못하게 되었다. 미국 토익 측에서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정말 말이 안된다. 세상에 어떤 시험이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 시험지에 체크를 못하도록 하는가?

우리가 돈을 주고 시험지를 사서 시험을 치는 것이다. 우리가 돈을 주고(그것도 작년에 2만3500원에서 올해에는 2만8000원으로 15%나 올랐다) 시험지를 사서, 시험을 치는데 왜 우리 맘대로 시험지에 체크를 못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게다가 토익이 우리의 영어실력을 정확하게 가늠해주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토익 800점 맞고도, 회화가 잘 안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토익시험을 치는 이유는 미국에서 외국인의 영어실력을 테스트하도록 만든 공식시험이기 때문이다.

토익성적은 회사에 입사하는데 있어 많은 영향력을 미치지만,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는 영어회화나 무역영어가 더 많이 쓰이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 회사들은 토익을 영어실력의 잣대로 보고 있다.

영어는 미국에서만 말하는 게 아니다. 왜 미국의 외국인 영어실력을 위한 테스트를 우리가 치면서, 영국·캐나다·호주 등의 외국의 영어테스트는 치지 않는가. 계속 이런 식으로 미국에 끌려 다닌다면 우리의 토익시험 전형료 인상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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