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의 세불리기가 급속화되는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사태를 대화로 해결할 의지를 보여 파국으로 치닫던 `선수협 파동'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6시간여 걸친 마라톤이사회를 열고 지난 20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던 선수협 대표 6명이 “향후 선수로서 순수하게 행동할 것에 동의한다면 보류권 포기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선수들이 지난 3월 문화관광부의 중재아래 결정된 합의사항을 어기고사단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지만 8개구단 주장들이 다시 모여 선수회를 만들면 요구사항을 대폭 수용하겠다며 유화책을 보였다.



부연 설명에 나선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오늘부터 이상국 사무총장을 비롯한 KBO가 구단과 선수사이에 중재자로 나서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혀 구단들의 입장이 종전 강경 일변도에서 한 발 물러났음을 시사했다.



이상일 사무차장은 “사장들도 프로야구가 파국으로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데뜻을 모았다”며 “사태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더이상 제재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설명했다.



이와관련, 선수협 부회장인 양준혁은 “6개 구단이 방출한 선수들을 먼저 원대복귀시킨다면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의원 16명이 지지의사를 밝혀 사기가 오른 선수협은 LG 트윈스소속 38명과 해태 타이거즈의 15명이 추가로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SK 와이번스 선수단은 이날 오후 인천 송도에서 모임을 갖고 6개구단의 ‘주동자 방출’에 항의의 뜻을 밝히며 31명 전원이 선수협에 가입하기로 결정했고 한화이글스도 대전에서 30여명이 모여 선수협에 동조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총회 당일 28명으로 출발했던 선수협은 총 인원이 140여명으로 크게 늘어나 구단과의 힘겨루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선수협은 이날 오후 차영태 사무국장이 KBO에 총재 면담신청서를 제출하고 KBO 및 구단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의사를 밝혀 프로야구가 파국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에 이어 스토브리그를 통째로 흔들고 있는 ‘선수협 파동'은 선수와 구단이 테이블에 마주 앉을 경우 양측의 피해를 크게 줄이면서 지난 겨울과 마찬가지로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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