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는 13일 낮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차기대선 후보의 조건 등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다음 대선은 국민의 관심이 굉장히 많으며 그 어느 대선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선거”라며 “국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박 부총재와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이 전했다.

YS는 전날 대전 고려대 행정대학원 특강에서 “이회창이나 이인제 처럼 윗사람이나 스승을 배신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이날도 차기대선후보의 자격으로 `믿음과 신뢰'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부총재는 “누가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 국민의 삶의 질과 운명이 바뀌지 않느냐”며 공감을 표하고 “민주화·산업화·근대화 과정에서 나라를 위해 뛴 사람들이 21세기 어려운 때를 맞아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국리민복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근대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단합을 강조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야당이 강해지려면 비주류가 강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이에 박 부총재는 “(야당에서) 바른 말을 하면 비주류로 분류된다”며 이회창 총재 등 당 지도부의 노선을 비판했다.

박 부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선친의 기념관 문제나 영남권 후보론에 대한 논의는 없었지만 개헌론·차기대선구도·야당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교환이 있었다”며 “그러나 그런 부분에 대해 일일이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박종웅 의원은 “YS도 오늘 모임에 대해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하는 것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음은 박 부총재와 박종웅 의원이 전한 대화요지.

▲박근혜 = 상도동하면 대통령이 사시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YS = 33년이나 같은 집에서 살았다. 과거에는 야당도 낭만이 있었다.
▲박근혜 = 정치권이 삭막하게 변했다. (야당에서는) 바른말하면 비주류로 분류된다.

▲YS = 40년 가까이 야당을 했지만 야당이 강해지려면 비주류가 강해야 한다. 나는 비주류에게 공천권과 당직 등을 40~45% 인정해줬다.

▲박근혜 = 대통령 되신 분들은 누구나 나라를 위해 애쓰는 마음이 같다. 목적은 같으나 뜻대로 안되는 일이 많고 시행착오와 잘못도 있었을 것이다. 김 대통령께서 (선친에 대해) 잘 이해해 주기 바란다. 전직 대통령은 다 소중한 분들이다. 나라가 어려울 때 힘을 합쳐서 나라를 위해 일조를 해 주기 바란다.

▲YS = 총체적 난국에 있는 나라 일이 걱정된다. 특히 언론자유는 모든 자유의기본이다. 그것이 침해돼서는 안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