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이 교원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아 교육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개발원은 지난 23일 서울교대에서 교사에서 교장을 뽑는 교장공모제를 비롯한 부적격교사 퇴출제, 교장평가제도의 도입을 골자로 한 교원 인사제도를 제안했다.
그러나 교육개발원의 제안은 단위학교교사들의 참여가 불가능한 관료적 통제와 인맥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어 있어 전교조와 학부모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교육개발원의 교원승진제는 현행점수위주의 골격인 자격승진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교장단과 교총 등 기득권세력에 영합한 결과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교직사회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학교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근본원인이 교원의 승진제도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학교경영이 민주적이고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도 승진제도와 무관하지 않다.
교원의 자질향상을 위한 연수조차 점수따기로 전락한 이유 또한 승진제도의 모순에 있다. 교육개발원의 ‘교원인사 공청회’는 이러한 승진제도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고 그간 경력과 자격점수 위주의 교원승진제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개발원이 내놓은 교원인사제도 개혁안은 점수위주의 교장임용제도를 탈피하겠다던 교육개혁 공약조차 지키지 못하는 수준이다.
교육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교장자격제는 폐지해야 한다. 단위학교 경영을 책임지는 학교장은 교육에 대한 열정과 철학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교육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교사보다 승진점수를 부지런히 모으는 교사가 유능한 교육자일 수 없다. 학교장은 교원이 출세하는 자리여서는 안 된다. 시대에 역행하는 개발원의 교장 공모제는 교육주체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한국교총, 교장단협의회 등 현행 교장 승진제도의 기득권 세력의 의사를 반영한 결과다.
교원승진제를 비롯한 교육개혁은 기득권에 종속된 반교육적이고 반개혁적인 세력에 맡겨져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교원단체와 학부모들이 끊임없이 주장해 온 교장선출보직제를 외면하고 교장단과 보수적인 관료들에 의해 제안된 교원인사제도는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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