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의 손에서 파란 피가 뚝뚝 떨어진다. 아름다운 여자에게 반한 남자가 기괴한 표정을 짓더니 유리처럼 산산조각나 부서진다. 가녀린 손가락에 물이 닿자 물갈퀴가 생긴다.



올 한해의 최고 화두는 엽기. 몇 초 사이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시선을 모아야 하는 광고도 예외일 수 없었다.



선두는 여전히 신세대들의 최고의 관심대상인 이동통신사 광고. 온통 흰색으로 뒤덮인 곳에 핏빛을 연상케 하는 붉은 색이 순서없이 칠해지면서 20살이라고 외치는 식의 광고는 이제 익숙하다.



이와 함께 올 한해 히트상품들은 CF에서 예외없이 최고의 유행어들을 쏟아냈다. 이동통신 광고만 보더라도 지난해 “묻지마 다쳐”이후 올해는 “아버지 난 누구예요·”, “나도 잘 몰러”,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세상을 다 가져라” 등이 1년동안 사람들의 입과 입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렸고, 올 여름 음료시장을 평정했던 물에 가까운 음료들의 광고 말도 유행어로 번져 나갔다. “내가 물로 보이니·”,“날 물로 보지마”, “난 노는 물이 달라” 등이 대표적.



또한 올 한해 두드러진 변화는 어글리 모델 즉 ‘못생긴 모델’들이 광고에 등장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늘씬하고 예쁜 모델들만의 전유물이었던 광고계에 속칭 ‘폭탄’으로 그동안 설움받았던 어글리 모델들의 활약이 인터넷 사이트 광고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배경으로 한 광고들도 보였고, 트로트계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킨 이박사가 “좋아좋아, 미쳐미쳐”를 연발하는 등 ‘광고를 알면 세상이 보일 만큼’ 올 한해 광고계는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게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