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에게 등판할 투수를 미리 알려주는 선발투수 예고제가 1년만에 부활된다.

프로야구 8개구단 감독들은 2일 서울클럽에서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의 주재로 오찬 모임을 갖고 올시즌 선발투수 예고제를 시행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선발투수 예고제란 다음 경기에 등판할 각 팀 투수들을 구단에서 미리 발표해 야구팬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팬서비스의 일환이다.

미국프로야구는 5일 동안의 선발투수를 일찌감치 발표해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투수의 경기를 골라서 관전할 수 있고 일본은 예고제를 실시하지 않지만 철저한 로테이션을 지켜 팬들이 투수들의 등판 일정을 꿰뚫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98년과 99년, 2년동안 선발투수 예고제를 시행했으나 지난 해일부 감독들이 반대 의사를 밝혀 예고제가 중단됐었다.

당시 일부 감독들은 국내프로야구는 선수층이 엷은데다 팀 별로 마운드의 전력차가 확연한 상태에서 선발투수를 미리 발표할 경우 페넌트레이스 운영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를 들었었다.

그러나 이날 감독들은 “선수단 운영에 다소 애로가 있더라도 팬 서비스 차원에서 선발투수 예고제를 다시 시행하자”고 입을 모았다.

박용오 총재는 이날 감독 회의에서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로 경기시간 단축과 페어플레이를 강조하면서 개인 타이틀과 팀 순위가 결정되는 시즌 막바지 불미스러운일이 발생하면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박총재는 “프로선수라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채 타이틀을 획득해서는 안된다”며 정정당당한 플레이를 촉구했다.

지난 시즌 타격 1위에 올랐던 박종호(현대)와 공동 최다안타 1위인 이병규(LG)와 장원진(두산)은 성적 관리를 위해 나란히 마지막 경기에 불참, 구설수에 올랐었다.

한편 8개구단은 4월5일 열리는 개막전 선발투수로 현대는 임선동, LG 해리거, 삼성 임창용, 롯데 기론, 한화 송진우, SK 에르난데스를 각각 발표했고 두산과 해태는 4월4일 오전 9시까지 KBO에 통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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