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에 있는 현대의원이 올해 8월 폐업을 신고한 이후 노조의 점거 농성투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폐업의 직접적 원인이 병원 경영의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노조결성이라는 점에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현대의원의 실 소유주는 노조와의 협상을 거부한 채 자신의 병원을 타인에게 임대 혹은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동자들의 파업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흔히들 내 재산 내 마음대로 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라는 측면을 간과하는 무책임한 소리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가 가져야 할 책임의식은 빠진 채 자신의 권리만 주장한다면, 이는 후안무치의 전형이다.

자신의 권리가 소중하면 남의 권리도 소중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민주주의 법 제도에서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할 권리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는 점이다. 게다가 타인의 기본권을 침범하거나 피해를 끼치는 것은 도덕이전에 법적인 의미에서 범죄로 성립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운영하는 자본주의 경제는 합리성이라는 질서를 강조한다. 경제적인 이윤획득을 보장하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자유가 인정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 현대의원을 타인에게 임대 매각할 생각이 없다면 당장 정상화하여 운영하는 것이 도리이지 방치하면서 누가 이기는가 두고 보자는 식의 논리만 펼친다면, 이는 경제상식조차 의심스러운 소아병적인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올해 말들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기업경영이 노조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불황은 시장경제의 주기에 따른다는 사실에 이론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슘페터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 경제제도는 변화무쌍할 뿐만 아니라 이 변화에 도전하는 개혁적인 ‘기업가 정신’이 사회발전을 가져오는 밑바탕이라고 역설하였다.

지금의 현대의원 폐업사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 부재한 전형적인 사례로 보여 더욱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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