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츠·조성원 활약, SK 118-109 대파


LG 세이커스가 모처럼 살아난 속공과 폭죽같은 외곽포로 공격농구의 진수를 보이며 SK 나이츠를 누르고 창단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꿈을 이뤘다.

LG는 26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에릭 이버츠(35점·9리바운드)·대릴 프루(18점·16리바운드)·조성원(28점) 등의 활약으로 SK를 118-109로 대파했다.

이로써 4강 플레이오프를 3승2패로 마감한 LG는 97~98시즌 4강과 98~99시즌 6강에 그친 한을 풀면서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프로농구 챔피언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LG의 4강 통과로 올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삼성 선더스와의 대결로, 한번도 챔프전 경험이 없는 팀끼리 치르게 됐다.

2·4차전을 SK에 내준 LG는 주공격 루트인 외곽포가 제때 터져 준데다 SK의 장신선수들의 발이 느리다는 약점을 철저히 파고 들어 대승을 일궈냈다.

경기 초반은 LG의 특기인 3점포를 ‘밴치마킹'한 SK의 우세였다.

SK는 임재현의 3점슛을 시작으로 조상현이 3개의 3점포를 터뜨렸고 로데릭 하니발도 2개의 3점슛을 보태며 1쿼터를 30-23으로 앞섰다.

그러나 LG의 외곽포는 1쿼터 종반 오성식과 이버츠가 연속 3점슛을 꽂아넣으면서 조준을 완료, 2쿼터부터 폭발했다.

이버츠가 잇따라 2개의 3점슛을 집어 넣어 29-32로 추격한 LG는 조우현의 3점슛으로 34-34, 첫 동점을 만들었다.

LG의 장거리포가 위력을 떨친 것은 37-37, 두번째 동점으로 이뤘을 때. LG는 이정래와 조성원이 거푸 3개의 3점슛을 적중시켜 순식간에 9점차 리드를 잡았다.

3쿼터 들어 65-58, 7점차 리드에서 LG는 조성원이 3점슛을 성공시키고 반칙으로 얻은 추가자유투를 넣어 한꺼번에 4점을 빼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SK는 기둥 재키 존스가 3쿼터 중반 프루와의 리바운드 몸싸움 도중 프루를 폭행하고 심판까지 떠밀어 퇴장당하는 불상사까지 일어났다.

존스의 테크니컬 파울과 팀 파울에 따른 자유투로 LG가 70-58, 12점차로 앞서며 SK 공수 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

SK 선수들이 당황하자 LG는 이번에는 빠르고 정확한 패스워크를 앞세운 속공으로 SK 진영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조성원과 이정래가 5점을 더하고 조성원이 가로채기에 이은 레이업으로 2점을 보태며 77-60, 17점차로 앞선 LG는 낙승을 예고했다.

3쿼터 막판 이버츠의 3점슛으로 92-70까지 달아난 LG는 4쿼터에서 이버츠와 프루의 꾸준한 득점으로 점수차를 좁힐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지난해 챔피언 SK는 플레이오프 초반부터 심판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린데다 무릎 부상을 당한 서장훈(24점·7리바운드)이 고비 때 제몫을 해내지 못하고 팀워크마저 붕괴돼 패퇴했다. SK는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30-40으로 10개나 뒤졌다.

LG는 28일 수원에서 삼성과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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