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비해 처리 턱없이 적고
비 오거나 주말이면 가동 안해
환경단체.정치권 "땜질식 처방"
수자원공사 "확산 방지 효과"
낙동강 유역에 투입된 녹조 제거선이 강가에 퍼진 녹조 발생량에 비해 처리 용량이 턱없이 부족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예산을 들인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해, 사실상 강에 돈을 버리는 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경남 기준 지난 6~7월부터 낙동강 칠서(3대), 물금·매리(2대), 합천창녕보(2대), 창녕함안보(2대) 지점에서 녹조 제거선 9대를 가동하고 있다. 이 선박들의 주요 목적은 강에 발생한 녹조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데 있다.
이 선박들은 흡입·여과 장치를 거쳐 물 표면에 뜬 녹조를 빨아들인다. 거름망과 같은 필터로도 걸러낸다. 선내 저장 탱크에 담긴 뒤 육상 처리장에서 처리된다. 60분당 녹조 흡입량은 수상형(수상 이동식) 200t, 육상형(육지 고정식) 100t, 유압식 40t 등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8월 마지막 주부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6일 녹조 제거선을 운영하고 있다. 선박 한 척당 연간 운용비는 약 1억 6000만 원이다. 임차 계약 선박은 업자와 1년 단위로 계약한다.
녹조 제거선은 한정적인 처리 용량 문제로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낙동강만 놓고 보면 강가 전역에 퍼진 녹조 양에 견줘 선박이 없앨 수 있는 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중순 창녕함안보 일대 녹조 제거선 운영 현장을 찾았던 이용우(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을) 국회의원은 “녹조 제거선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녹조제거선 실제 녹조 제거 효과는 미미하고,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고농도 녹조 독소가 낙동강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4대강 보 철거 등 녹조 발생을 방지하는 근본적인 처방을 하지 않고, 물에 둥둥 뜬 녹조만 제거하는 땜질식 처방을 하기 때문에 발생된 문제”라고 덧붙였다.
대체로 비가 오거나 주말에 가동이 중단되는 문제도 안고 있다. 먹구름이 끼거나, 가는 빗줄기가 짧게 이어진 2일 오전과 오후에도 정상적으로 녹조 제거선이 작동하지 않았다. 함안과 창녕을 잇는 남지철교 앞에 배치된 선박 두 척 중 한 척만 강가 위를 유유자적 움직였다. 오후부터는 두 척 모두 거의 육지 주변에 정박한 채로 이동하지 않았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녹조 제거선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면서 “보여주기식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4대강 보 건설 후 물 체류시간이 길어졌다”면서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녹조 대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자원공사는 녹조 제거선 운용이 녹조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라고 해명했다. 녹조제거선 운용이 보여주기식 행정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환경관리처장은 “녹조 제거선을 운용하면 녹조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조기 대응하려고 선제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정적인 수용량 문제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효과가 적다고 보는 의견도 동의가 되기도 한다”며 “보여주기식으로 운용 중인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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