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남본부 상반기 경제 모니터링
소폭 악화해…제조업 보합, 비제조업 부진
조선·자동차 보합, 방산·원전 설비투자 적극
숙박·음식점업, 부동산업, 운수업 생산 하락
올 하반기 "소비심리 회복, 건설업 부진 지속"
올 상반기 경남지역 경기 어땠다고 체감하시나요? 갈수록 지갑만 얇아졌나요?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도내 업체 78곳과 관계기관 등으로 지역경제 경기상황을 묻고 점검했더니 올 상반기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조금 나빠졌습니다. 제조업은 지난해 하반기 수준을 유지했고 경남 주력산업인 조선과 원전, 방산 부문은 설비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반면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 비제조업은 부진했습니다. 민간소비도 줄어 자영업자는 더 고된 시기를 보냈습니다.
◇미국 자동차 수출 호조= 한국은행 경남본부 <2025년 상반기 경남경제 모니터링 결과>에서 제조업은 조선, 자동차·부품 생산이 지난해 하반기 수준을 이어갔고 기계장비 생산은 방산 부문 호조로 증가했다. 반면 1차 금속은 감소했다.
조선은 인력난 완화로 생산이 안정화하고 있다. 수주 잔량도 양호하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수주 잔고는 1549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로 지난해 말(1692만 7000CGT)보다 8.5%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선박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13.5% 줄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월평균 선박 인도량은 46.9만CGT로 집계됐다.
자동차·부품은 완성차가 증가했지만 부품 생산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완성차는 대미 수출 비중이 높아 미국 자동차 품목관세 부과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됐지만 선수요로 생산과 수출이 모두 늘었다. 도내 완성차 수출 중 대미 수출 비중은 85.3%로 전체 수출국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GM 창원공장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월평균 2만 8000대 생산해 지난해 하반기(2만 4000대)보다 16% 증가했다.
기계장비 가운데 공작기계 부문은 감소했지만 건설기계·방산 부문이 늘었다. 방산은 국외에서 무기 수요가 확대해 계약 물량 납품 실적이 계획보다 상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폴란드에 천무(다연장로켓시스템)를 50대 납품할 계획이지만 올해 1분기에 이미 24대를 인도했다.
1차 금속은 국내 건설경기 위축 영향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 탓에 생산이 감소했다.
경남본부는 하반기에도 조선과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생산이 늘겠다고 전망했다. 조선 부문은 국제 액화천연가스 개발 가속화 영향으로 해양부문 신규 수주를 예상했다. 또 미국과 방산 부문 협력이 강화돼 유지·보수·운영(MRO) 사업 등도 확대된다고 내다봤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5~6척 수주가 목표다. 기계장비는 미국과 관세협상이 마무리되면 공작기계 부문 투자계획이 실행돼 회복세를 보이겠다고 전망했다.
◇NC야구장 사고, 숙박·음식점업에 부정적=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업, 부동산업, 운수업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숙박·음식점업은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부진했다. 상반기 경남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8로 지난해 하반기(102)보다 떨어졌다. KBO리그 창원 홈경기 취소도 영향을 미쳤다. 3월 창원 NC야구장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관중 사망사고가 발생해 약 두 달간 경기 운영이 중단됐다. 이 탓에 관람객 유입이 큰 폭으로 줄었다.
부동산업은 주택 매매 거래건수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내수 부진으로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다. 1분기 기준 도내 주요 상권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 17.4%, 소형 8.4%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중대형 16.3%, 소형 6.4%)보다 각 1.1% 포인트(p), 2%p 상승했다.
운수업 가운데 여객 운송은 지난해 수준을 보였다. 상반기 기준 김해공항 월평균 운항편수는 8138편, 여객 수는 132만 700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8252편, 136만 1000명)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해상·내륙 물동량은 줄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도내 주요 항만(마산, 진해, 삼천포, 옥포, 장승포, 통영, 고현, 하동) 월평균 화물처리 실적은 총 430만 톤(R/T)으로 전년 하반기(540만 톤, R/T)보다 21.5% 줄었다. 또 도내 주요 고속도로 영업소(마산, 동창원, 함안, 사천)의 2~5종 차량(중형승합, 중형화물차 이상) 월평균 통행량은 32만 1000대로 지난해 하반기(34만 5000대)보다 7%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본부는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금융 여건이 완화했고 최근 민생회복 소비쿠폰 시행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운수업은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 영향으로 항공여객운송이 증가하겠다고 예상했다. 반면 부동산업은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건설업 침체 당분간 지속= 건설업도 침체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미분양주택이 늘고 미수금 누적으로 지역 건설업체들이 부실화하는 등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도내 시공능력평가 2인 업체인 대저건설은 지난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또 철근가격이 하락했지만 건설공사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건설업체 사업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민간·공공 발주도 크게 줄어 신규 사업 규모도 감소했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경남지역 월평균 건설 수주액은 3183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6258억 원)보다 49.1% 줄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건설업 부진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건축허가면적이 감소한데다 주택시장 심리 개선이 보이지 않아서다. 또 쌓인 미분양주택도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남본부 관계자는 “다만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건설업체 유동성 지원, 국공립시설 관련 공사발주 확대 등이 부진 폭을 일부 축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선·원전 설비 투자 공격적= 민간소비는 재화 소비가 증가했지만 서비스 소비는 감소해 전체적으로 줄었다.
재화 소비를 품목별로 보면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승용차 판매가 늘었다. 도내 월평균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1만 958대로 지난해 하반기(1만 361대)보다 5.8% 증가했다. 차량용 연료, 음식료품도 증가했다. 반면 계절 의류가 잘 팔리지 않아 의류·잡화 소비는 줄었다. 또 외식·레저서비스 등은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등 소비심리 위축 영향을 받았다.
올 상반기 설비투자는 어땠을까. 조선, 방산, 원전 등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조선은 노후 설비·장비 교체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자 부유식 도크 1기를 2027년 3월까지 증설하고, 6500톤급 해상 크래인을 2027년 11월까지 도입하는 등 총 6000억 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방산도 국내외 대규모 수주 물량에 대응하고자 생산 설비를 늘리고 있다. 현대로템은 주력 생산품목인 K2전차 수요를 맞추고자 올해 709억 원 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원전 부문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생산능력을 높이고자 올해 2760억 원 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투자액 728억 원보다 3.7배 늘었다.
한편, 상반기 취업자 수(월평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확대되고 주택매매가격은 하락폭이 커졌다. 6월 말 기준 도내 인구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고 출생아 수(1~5월)는 늘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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